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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철호 Jun 07. 2019

자작나무 숲에서

자작나무 숲에서    


      

어둠의 속도를 늦추려 

능선을 따라 길게 이어진 노을

그 노을에 가지런히 머리 맞춰 

하루를 정리하는 자작나무들 

곧게 서 있던 피로가 몰려오는 시간

산등성이를 베개 삼아 

밤이라는 이불을 덮는다                    




곧은 자세로 오랫동안 서 있다는 것은 많은 인내를 요구한다. 

키가 큰 만큼 바람에 넘어지지 않기 위해 더 깊이 뿌리도 내려야 한다.

그 굳은 의지와 자존심에 휴식을 주고 싶었다. 

구부러지고 싶은 마음들을 위로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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