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잘하기 위한 일과 삶의 균형점 찾기
책인감 책방지기가 들려주는 일과 삶에 관한 이야기(일과 삶에서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일 잘하기 위한 일과 삶의 균형점 찾기. 열여덟 번째 이야기.
앞선 글에서 다룬 ‘선택권’과도 연관이 되는 ‘확실성과 불확실성’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법정 드라마를 보면 검사가 피고인에게 질문하면서 ‘예’, ‘아니요’로만 답을 요구하기도 하고, 통계학에서는 확률로서 이야기합니다. 정육면체로 되어 있는 주사위를 던질 때 제작상의 다른 문제가 없다면 정확하게 6분의 1의 확률로 1, 2, 3, 4, 5, 6이 위로 나올 겁니다. 단 한 번을 던져서 어떤 번호가 나올지는 불확실하지만, 통계적으로 각 번호가 나올 확률은 정확히 6분의 1이 됩니다.
우리는 일을 하면서 확신과 불확신 사이에서 고민하고, 선택합니다. 실제 현실에서 100% 확실하게 결정할 수는 없습니다. 0%와 100% 사이에서 어떻게 하면, 불확실성을 줄여서 0%에서 멀어지려 하고, 확실성을 높여서 100%에 가까운 판단, 혹은 좋은 결정을 하려고 합니다.
그렇다면 불확실성을 줄이고 확실성을 높이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첫 번째는 판단의 근거를 가능한 정확한 수치를 기준으로 삼는 것입니다.
견적서를 제출해야 할 때는 어떨까요? 나라장터에서 공개입찰로 진행할 때 입찰 기준과 방식, 조건을 따져봐야 하지만 최종적으로 내가 낙찰받기 위해서는 예비 가격을 추정하여 확률이 높은 가격을 제출하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대체로 공개입찰에서는 기초 가격 대비 88~92% 사이에서 ‘예비 가격’이 정해지는데요. 이때는 누군가 유리한 가격으로 낙찰이 되지 않도록 시스템으로 랜덤 한 복수 예비 가격을 선택해서 예비 가격을 정하고 낙찰합니다. 여기에는 누군가 조작할 수 없도록 88~92% 사이에서 랜덤 한 예비 가격 구간 15개 중에 업체별로 2개씩 선택하게 하고, 이를 합해서 가장 선택을 많이 받은 4개의 구간을 정해서 그 구간에서 하나의 수를 정해 4개 숫자의 평균으로 정하게 됩니다. 이처럼 수학적 확률에 따라 확실하게 88~92% 사이에는 결정되지만, 확률적 분포를 따져보면, 정규분포에 따른 확률이 나오게 됩니다. 그런데 업체로서는 가장 확률적으로 높은 구간에서 그만큼 경쟁이 심하므로 전략적인 경쟁 관계를 선택해서 확률이 높지만, 경쟁도 심한 구간의 가격을 써낼까? 아니면 확률은 낮지만, 경쟁이 심하지 않은 구간에 써낼까를 전략적 판단으로 할 수 있습니다.
사실 공개입찰에서는 확실성을 증가시킬 방법의 거의 없습니다. 다만 확실하게 확률에 벗어나지 않는 것만 선택해야 합니다.
회사에서 사업계획을 수립할 때 외부 환경 변수를 고려하여 계획을 수립하게 됩니다. 외부 환경이란 예를 들면 사업연도의 평균 환율을 얼마로 할 것에 관한 것입니다. 회사에서는 자체적으로 환율을 추정하기보다는 공신력 있는 기관의 추정치를 가져다 사용하게 됩니다. 나라의 살림을 다루는 기획재정부에서 추정하는 환율은 일반적으로 한국은행에서 예상하는 예상 환율을 쓰게 됩니다. 혹은 민간 경제연구소나 다른 기관에서도 환율을 예상할 수도 있는데요. 회사의 사업계획을 수립할 때 환율에 영향받는 기업에서는 그중 어느 것 하나를 예상 환율로 사용할 수도 있고, 혹은 한국은행과 경제연구소의 예상 환율 평균으로 정하거나, 혹은 외부 예상 환율에 내부 예상치를 반영해서 반영하기도 합니다.
여기서 수치에 의한 신뢰성을 높이려는 방법을 생각해 보면, 한국은행의 환율 추정과 결과에 대한 과거 10년간 기록을 살펴볼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한국은행의 추정 대비 실제 환율의 결과 차이가 10년 전에는 +100원이었고, 9년 전에는 -50원, 8년 전에는 +32원 등으로 분석하고, 경제연구소의 추정 환율과 결과 차이는 +80원, -60원, +15원 등의 차이가 있어서 달랐다고 하면, 한국은행의 추정 대비 차이와 경제연구소의 추정 대비 차이를 반영한 가중치로 두 기관 예상 환율의 평균 환율을 적용한다면, 회사의 추정 환율이 조금 더 확실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두 번째는 적절한 사례를 통한 판단의 근거를 제시하는 방법입니다.
적절한 사례를 제시하는 것은 확실성을 높이기도 하고, 설득에서도 가장 중요한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법정에서는 최종 결정에서 항상 판례를 중심으로 판결이 이뤄집니다. 이전 판결의 사례가 가장 강력한 판단의 근거가 됩니다. 강연에서 좋은 강연, 설득력 있는 강연을 생각해 보면, 강연자 본인이 경험한 사례를 내가 공감할 때입니다.
강연자가 이야기하는 사례가 나에게도 있을 법한 사례, 즉 적합한 사례가 될 때 동의하고, 공감하는 사례가 됩니다.
적합한 사례는 내 이야기에 확신을 더해 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례에 있어서 그 상황에 적합하지 않은 사례를 제시하는 것은 매우 조심하고 피해야 합니다. 사례 자체가 아무리 논리적이라 해도 내 주장에 적합하지 않거나 논리적 비약이 심하면 설득력을 잃어버릴 뿐 아니라 확신을 할 수 없게 됩니다.
우리가 흔히 꼰대로 지목하는 ‘내가 옛날에는 말이야’로 시작하는 것도 대부분 자신의, 혹은 자신만의 사례를 이야기하지만, 지금 상황에 적합하지도 않고, 공감하지 않는 사례를 제시함으로 오는 문제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좋은 사례는 확신을 높이고, 설득할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