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멘토와 멘티>에 관해

일 잘하기 위한 일과 삶의 균형점 찾기

by 이철재

책인감 책방지기가 들려주는 일과 삶에 관한 이야기(일과 삶에서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일 잘하기 위한 일과 삶의 균형점 찾기. 스물두 번째 이야기. <멘토와 멘티>에 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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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서 멘토로 삼는 사람은 누가 있을까요?
회사에서 내가 멘토로 삼고 싶은 사람이 있나요?
내가 멘토가 되어 다른 이에게 도움을 줄 수 있나요?



나는 회사 생활에서나, 내 인생을 살아가면서 많은 마음속 멘토가 있었다. 중고등학교를 비롯한 대학생 시절에는 특별히 존경하는 선생님이나 선배들이 있지는 않았는데, 그때는 어린 마음에 존경보다는 내 인생의 경로에서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선생님이자 선배로서 나를 가르치고 지도해 주는 사람들로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데 회사에 다니면서, 회사에서 배울 점이 많은 선배 직원도 있었지만, 사회생활 폭이 넓어지면서 내가 미처 알지 못한 것을 알려주는 사람도 있고, 내가 생각지 못한 관점을 보여주는 사람들을 만나거나 알아갈 수 있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축구 감독을 역임한 히딩크, ‘남자의 자격’에서 합창단을 이끌었던 박칼린, ‘시골 의사’로 알려진 박경철, 이태석 신부, 신영복 교수, 김성근 야구 감독, 오타니 쇼헤이 야구선수 등 많은 사람이 내게 다가왔다.


나에게 멘토란, 내가 그들의 삶의 태도, 방식에서 배우고 싶은 점이 있는 사람을 뜻하게 된다. 이는 존경하는 것과는 다르다. 김수환 추기경이나, 법정 스님은 내가 매우 존경하는 분들이지만 그분들에게는 배우고 싶은 부분보다는, 내가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우러르는 마음이 더 크기 때문이다. 물론 그분들에게도 삶의 태도 등 배우고 싶은 것들도 있지만 나에게 있어 그분들을 따르는 것은 조금 먼 이야기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내가 멘토로 삼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내가 구체적으로 배우고 싶은 부분이 있다. 히딩크 감독은 성공적인 한국 축구 대표 육성은 많이 알려졌지만, 당시 기사나 칼럼을 통해서 접한 이야기는 내게 많은 배움의 기회를 주기도 했다. 감독 부임 초기에 ‘오대 영’ 감독으로 불릴 정도로 큰 점수 차 패배가 많았음에도 한국 축구에 가장 큰 문제점을 잘 짚어 내어 준비를 시켰다고 생각되는데, 당시 한국 축구에서 기술보다 체력의 중요성을 강조해서 이름값에 상관없이 오로지 경쟁을 통해서만 선수를 선발하고, 멀티 포지션의 중요성, 특히 그라운드 위에서는 선후배 간 위계를 타파하기 위해 이름으로만 불리게(형이란 호칭 금지) 한 것 등은 내가 그 사실을 접하면서 배우고 싶은 많은 시사점을 주기도 했다.


박칼린 디렉터가 남자의 자격 합창단을 이끌 때도 배울 점이 많았다. 방송이 선택적(의도적 편집)으로 보여주지만, 이를 고려한 내 관점에서, 출연진을 선발하고, 육성하는 과정을 보면, 출연진의 위계보다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역량을 끄집어내면서도 전체적인 합창단의 역량을 조화롭게 이끌어 가는 방식이 낯설면서도 배울 점이 많았다.


시골 의사 박경철이 쓴 책들을 읽으면서는 그의 시간 관리 방식에 관해 배울 점이 많았다. 당시 안동에서 의사를 하면서도, 주식이나 경제학에 관한 책을 내고, 라디오 방송 등에 출연하면서도 바쁜 시간을 쪼개어 책도 읽고, 뛰어난 식견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말로 박경철은 ‘시간이 없다’라는 말을 절대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어떡하든 본인이 노력해서 방송에도 나오지만, 틈틈이 시간을 쪼개어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에 나도 가장 큰 공감이자 내 인생의 신조가 되기도 했다.


이태석 신부는 훌륭한 신부이기도 하지만, ‘울지마 톤즈’ 다큐멘터리와 영화에서 보여준 것처럼 남수단에서 그들의 삶에 진정으로 도움을 주기 위해 의사로서, 교육자로서, 음악을 가르치고 브라스밴드 만든 삶을 보면서 정말로 도움이 되는 것은 자신이 해보면서 전하는 모습에 배우고 싶은 점이 있었다.


신영복 교수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읽고 느꼈던 사람에 대한 관찰과 이를 통해 자신의 삶을 절제된 언어와 깊은 생각을 통해 전달하는 이야기는 나의 첫 번째 인생 책이 되기도 했다.


김성근 감독에 관련된 기사를 읽기도 했지만, 책을 읽으면서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김성근 감독이 선수를 육성하는 데 있어 절대로 먼저 포기하지 않고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려는 마음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오타니 쇼헤이는 지금 전 세계 스포츠에서 가장 뛰어나고 유명한 선수이고, 인성이 좋기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내게는 10여 년 전 ‘프리미어 12(전 세계 야구대회)’에 나온 것을 계기로 소개한 고교 1학년 때 세운 ‘80개의 목표 관리표(만다라트)’ 기사를 통해 경쟁팀이지만(국가대표 야구에서) 배우고 싶은 점이 확실했던 사람이기도 했다. 오타니는 일본 프로야구 8개 구단에서 드래프트 1순위를 받기 위해 만다라트 목표를 만들었다. 만다라는 목표에는 몸만들기, 제구, 구위, 멘털, 스피드, 인간성, 운, 변화구의 목표를 세우고 각각의 세부 목표를 세운 것을 소개한 것이다. 야구선수로서 좋은 역량을 만들기 위해 각각에 필요한 세밀한 실행 목표가 정말로 도움 되는 것들이기도 했지만 운동능력과 직접적인 상관도 없는 ‘인간성’과 ‘운’에서도 삶을 바라보는 태도뿐 아니라 쓰레기 줍기나 청소 같은 사소한 것에도 의미를 부여했을 뿐 아니라 지금까지도 메이저리그에서 하나하나 보여주고 있는 꾸준함이 대단하다고 생각된다. 지금도 스포츠 기사를 통해 오타니의 소식을 접하는데, 야구장에 훈련하러 들어가면서도 쓰레기가 있으면 바로 줍고, 그 많은 연봉에도 지명타자로 수비에 나서지 않는 순간에도 다른 선수들을 위해 음료를 준비하는 등 그의 일상은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아서 지금도 배우는 마음으로 바라보게 된다.


나에게는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나의 멘토라는 위치에 놓이곤 한다. 내게 있어 멘토는 배울 점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될 수 있지만, 또한 내가 있는 곳에서 가깝게 볼 수 있는 사람도 멘토로 삼으려고 노력했다. 앞서도 말한, 히딩크, 박칼린, 신영복, 박경철 등은 그들과 내가 직접적으로 대면할 수 없기에 그들이 남긴 글이나 책, 혹은 그들을 취재한 기사나 방송을 통해 배울 수 있지만 한계도 분명하다. 즉, 일방적인 전달만 가능하고 나와 소통하기는 어렵다. 보이는 것 위주로만 볼 수 있기에 내면의 고민이나 내게 도움 되는 상담은 어려울 것이다. 그러니 꼭 멀리 있는 멘토만 찾을 것이 아니라 내가 있는 곳에서 만날 수 있는 선배나, 동료에게서도 찾을 수 있다.


나는 회사에서도 멘토로 삼고 싶은 사람을 두세 명 정도 정하기도 했다. 특히 내가 하는 업무에서 배울 점이 많은 선배가 그중 한 명이었다. 다른 한두 명은 다른 부문에 있는 사람이었고, 꼭 내 회사가 아니어도 직장인으로서 배우고 싶은 다른 직장인을 찾기도 했다. 내가 정한 멘토라 해서 꼭 그 사람에게서 모든 것을 배우려고는 하지 않았다. 좋은 점, 잘하는 점을 배우려고는 했지만 내게 적합한지(즉 나도 그렇게 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면서 배우려 했고, 기회가 되면 대화를 나누려고 노력했다. 또한 아무리 좋은 멘토라도 백 프로 좋은 것은 아니니 좋은 점은 배우되 나쁜 점(혹은 내게 적합하지 않은 것)은 배우기보다는 이해하려 노력했다.


나에게 멘토는 회사 시절에는 회사 안에서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방송이나, 책이나, 기사에서 만난)에도 있었다. 지금은 사업자로서 동네책방 운영자로서 멘토에는 동료 책방지기도 있고, 책을 잘 소개하는 사람도 있다. 이왕이면 나의 멘토는 나랑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길 바란다. 일방적인 멘토이기보다는 서로가 멘토가 되는 사람이었으면 한다. 그(녀)도 나의 멘토가 되고, 나도 그(녀)의 멘토가 되길 바란다.


나도 멘토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데, 회사 시절에는 꽤 많은 멘티가 나를 거쳐 갔다. 18년이란 직장 생활에서 자연스러운 점도 있었지만, 오랫동안 유사한 업무(영업과 유통)를 맡으면서 신입이나 전입한 후배들에게 업무를 가르치기도 했고, 회사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위치에도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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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적인 멘토로서 역할만이 아닌 좋은 멘토가 되길 바랐다. 그래서 국내 유통에 오랫동안 근무하다 보니 많은 후배들이 거쳐 갔는데, 항상 후배들에게 업무를 가르치기도 했지만 회사 생활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노력했다. 업무 외에 인간적인 부분, 소통에 관한 부분도 알려주려 노력했는데, 업무는 꼭 내가 직접 만든 매뉴얼로 가르쳤다. 선배들이 만든 매뉴얼도 있지만 이를 내가 다시 정리해서 매뉴얼로 만들어서 교육했다. 특히 직장 생활을 잘하기 위한 다양한 팁들(내가 직장 생활에 도움 되는 기사나 칼럼을 모은)을 정리해서 알려주고 정보를 줬다. 그리고 퇴근 후 술자리도 만들었는데 이때는 꼭 후배의 동기 및 다른 부서 사람들도 함께하려고 노력했다. 업무의 연장으로서 술자리가 아닌, 회사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술자리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후배 사원들이 팀원들만 만나지 않기를 바랐다. 다른 팀 사람도 만나서 교류하기를 원했기 때문에 퇴근 후 술자리를 만들어 자율적인 참여를 유도하되 절대로 오랜 술자리는 하지 않았다. 두 시간 정도로 제한하고, 후배의 동기들(다른 팀)도 기회가 되면 함께하라고 했다. 회사에 있는 동안은 다른 부서 사람들도 많이 만나기를 바랐다.


지금도 책방을 운영하면서 다양한 모임을 통해 사람들을 모으기도 하지만 여러 책방지기 모임을 하기도 한다. 서로 다른 책방 운영자를 만나는 모임을 통해 다른 분야나 다른 곳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노력한다. 때로는 내가 이야기를 들려주고, 때로는 내가 이야기를 듣고, 이를 통해 나를 발전시키려고 노력한다. 나 혼자서는 발전하기 어렵지만 다른 사람들과 교류를 통해 발전 속도를 높일 수 있다.


나는 평생을 좋은 멘토이자 멘티가 되고자 노력할 것이다. 앞으로도 내가 배우고 싶은 사람을 찾을 것이고, 내가 아는 것을 기꺼이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것이다. 나의 일상은 멘토와 멘티가 늘 만나는 곳이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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