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심도 있는 대화를 하려면?
기초지식도 없이 영어로 깊은 대화를 열망하던 나를 반성하다
기초지식도 없이 영어로 깊은 대화를 열망하던 나를 반성하다
영어를 훈련하면서 꽤 오랜 시간을 투자했는데도 외국인과 만나면 간단한 대화 외에는 딱히 할 말이 없었다. 서로 취미나 좋아하는 음악 등 간단한 것을 물어보고 답하는 그런 것들이 전부였다.
미국여행을 하면서 많은 외국인 친구들을 만났지만 그들과 오래 대화하기에는 힘이 들었다. 유럽, 미국, 남미에서 온 사람들은 뭐가 그렇게 재미있는지 오랫동안 재미있게 대화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난 그저 홀로 무인도에 있는 것처럼 멍 때리면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저기 구석에서는 외국인 두 명이서 뭔가 심각하게 토론하는 것 같이 보였다. 사방에서 들려오는 대화 속에 내가 낄 자리는 없어 보였다.
그 때는 그저 내가 너무 영어를 못해서 가벼운 안부 외에는 대화에 낄 수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스스로에게 부족함을 느끼면서 자책하고 주저앉았다.
생각해 보면 여행하는 동안 가장 재미있게 즐겼던 때는 아시아 계열의 사람들과 얘기할 때나 한국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만났을 때였다. 대화도 잘 통하고 이것저것 얘기하면서 영어로 정말 많은 말을 했었다. 그들과 얘기할 때는 K-POP 같은 내가 얘기해줄 수 있는 주제거리들이 많았었고 서로 뭔가 통하는 것도 많았기 때문이다.
나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나 한국에 대해서 아는 것이 많은 사람들과 얘기할 때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한국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과 대화할 때는 무엇에 관해 대화해야 할지도 몰랐다. 그저 취미와 안부, 어디로 여행을 갈 건지만 짤막하게 물어보고 그냥 어색해 하면서 인사한 것이 전부였다. 그 이유를 모두 영어에서 찾으니까 더 기가 죽고 답답하고 앞으로 어떻게 영어 공부를 해야 할지 막막했었다.
곰곰이 생각하면 너무나도 당연한 얘기인데 영어를 못 한다는 트라우마에 갇혀서 스스로를 자책하고 있었다. 그래서 일본인과 k-pop에 대해서 즐겁게 얘기했던 기억은 잊고 미국 사람과 깊은 대화를 못 나누었다고 고민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후 그런 집착을 버리게 되었다. 그리고 무작정 깊이 있고 심도 있는 고급대화를 왜 못할까에 대한 자책을 그만두었다. 내가 대화하고 싶은 그런 주제가 있으면 스스로 공부해서 그 분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을 찾아서 얘기했다. 그 분야에 대해서 미리 준비를 해서 대화를 나누니 얘기할 것도 많고 대화도 자연스러워 졌다.
♣ 코치재원 TIP
과연 심도 있는 깊은 대화는 어떤 것일까요?
사실 제가 원했던 심도 있는 대화는 기초 지식이 없으면 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들 사이에는 서로가 공유할 수 있는 문화나 이야깃거리가 있기 때문에 서로 잘 알아들을 수 있었고 이야기를 계속해서 이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외국에 가면 보통 동양권 사람들하고 대화하기가 훨씬 쉽게 느껴지는데 이것은 영어적인 문제도 있지만 심리적인 안정감과 문화의 일치로 인해서 그렇게 되는 것이 더 많습니다.
영국인, 미국인, 한국인, 일본인이 전기 발전소와 블랙아웃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면 누가 대화를 잘 할 것 같습니까? 물론 그 분야에 대해서 관심이 있거나 전문성이 있는 사람들이 대화를 잘 하게 됩니다. 나머지 사람들은 아무리 영어를 잘 해도 그 대화가 매우 어렵게 느껴지겠죠. 한국 사람들끼리 경제에 관해 한국말로 얘기하면 그 분야에 관심 없는 사람들의 귀에는 수많은 경제용어와 잘 모르는 이야기 때문에 그게 외계어로 들릴 것입니다.
만약 어떤 주제에 관해서 대화하고 싶다면 그 분야에 대해서 조사해서 대화를 하면 큰 무리 없게 대화할 수 있을 겁니다. 그 분야에서 쓰이는 표현들, 단어들을 익히고 관련 기사를 찾아보고 알아 가면 아마 그 주제로 몇 시간이고 재미있게 얘기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니까 괜히 영어 때문이라고 기죽지 않아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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