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나만의 학습법을 만들어 가자!
우연히 도서관에 갔는데 토퀭이가 도서관 구석에서 중얼중얼 거리면서 영화 훈련을 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반가운 마음에 한 걸음에 달려가서 토퀭이를 불렀다.
"토퀭! 안 그래도 궁금해 하고 있었는데~ 훈련 해 보니까 어때? 잘 되는 거 같아?"
"당연히 꾸준히 하고 있지! 안 그래도 연락 한 번 하려고 했는데~ 훈련 하다보니까 좀 헷갈리는 게 많아서 정리해 놨어! 기다려봐...내가 멍청해서 그런 건지 모르겠는데 헷갈리는 것들이 꽤나 많더라고~"
"이야... 이번에는 확실히 마음잡고 하는 것 같네~ 내가 처음에 많은 시행착오를 마주할 거라고 했지? 시행착오는 누구나 마주하는 거야. 대신 그 시행착오를 최소화 하고 바른 방향으로 가기만 하면 되지. 걱정 하지 마~"
"알았어. 그래도 오빠가 있으니까 그나마 안심이다. 사실 미드 보는데 어려워서 듣기 힘들더라고.. 특히 몇몇 문장들은 대본이랑 완전 다른 것 같던데?"
"사실 배우들이 모든 말을 대본대로 완벽하게 말하지는 않아. 우리나라 드라마만 봐도 배우들이 완벽하게 말하지는 않잖아. 우리는 이미 한국어의 체계가 잡혀 있어서 받아들이는 폭이 넓어서 대본과 조금 다르게 말해도 다 알아들을 수 있는 거야. 그래서 그 부분만 인식하고 따로 훈련해 주면 돼."
"그렇구나. 난 내 귀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것만은 아니었네. 대본하고 다르게 말하는 게 간간히 있으니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
"물론 한 가지 이유만 있는 게 아니라 이상하게 들리는 것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어. 그 부분은 조금 있다 말해 줄 테니까 하나씩 알아가 보자."
"알았어. 그러면 그 부분은 알았어! 그 다음은 형이 한국어 사용해서 설명해 주라고 했잖아. 근데 그게 어떻게 하는 건지 잘 모르겠더라고. 일단 하기는 하는데 이게 도움 되는 건지..."
"한국어 사용 해 봤구나~ 좋았어! 그래 처음에는 좀 어색할 수 있지. 그럼 한국어를 사용해서 스스로에게 설명해 주는 거 어떻게 했는지 간단하게 해 볼래?"
"예를 들어서 They're checking attendance. You have to sign in. 일는 문장이 있으면 “그들이 출석을 체크하고 있어. 너는 반드시 사인을 해야 돼.” 이렇게 하고 있는데 이거 맞아?"
"음... 한국어 사용하는 걸 조금 바꿔야 할 것 같은데... 너 독해와 번역의 차이가 뭔지 알아?"
"독해는.... 그냥 이해하고 넘어가는 거고 번역은 일대일로 대응되게 해석하는 거 아냐?"
"그래. 우리가 하려는 것은 번역이 아닌 독해야. 어린아이에게 가르쳐 주듯이 설명해 주라고 했잖아. 그러니까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설명을 해 줘야지. 이 부분은 좀 있다 자세히 설명해 줄게."
"알았어. 한국어 사용은 조금 잘 못 사용하고 있었던 것 같네. 그러면 문장을 정확하게 알고 넘어가는 것은 어떻게 하는 거야? 이상한 게 꽤 있더라고~ 여기 몇 개 들고 왔는데... 이거봐봐! 여기 우울한 이야기 한참 하고 있는데 얘가 I smart you. 이러더라고... 이거 말이 이상하지 않아?"
"그건.. 사실 같은 표현이라도 상황에 따라서 다양하게 볼 수 있어. 우리가 알고 있는 표현 이외에도 아주 다양하게 쓰이거든. 그래서 이거 왜 이렇게 쓰는 거 에요? 라고 물으면 확실하게 대답해 줄 수 없지."
"아... 생각보다 복잡하네. 그러면 저 문장도 다르게 해석되겠구나... 이건 생각도 못 했네. 그냥 이렇게 하면 될 줄 알았는데"
"보통 어릴 때부터 하나하나 해석하는 데 습관이 돼서 그럴 거야. 우리의 목적은 상황을 이해하는 것이기 때문에 하나하나 일대일 대응으로 안 해도 돼. 그냥 자연스럽게 그 상황을 너에게 설명하면서 이해하고 넘어가."
"그러면 해석하는 게 아니라 그냥 전체적인 상황을 이해하고 풀어서 설명하면 되는 거네."
"그렇지. 꼭 전부 다 완벽하게 번역하려고 노력 안 해도 돼. 지금 하는 게 번역가가 되려고 하는 게 아니니까 꼭 그렇게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안 가져도 돼."
"알았어. 이건 내가 조금 잘 못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네. 근데 오히려 이게 더 쉽겠다! "
"그래. 그리고 훈련하면서 궁금했던 거 있어?"
"맞다! 오빠가 그 때 완벽한 체화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잖아? 근데 그 완벽한 체화하는 게 어느 정도 해야 되는 거야? 내가 하는 게 그냥 외우는 건지 완벽하게 체화하는 건지 모르겠어."
"음... Nice to meet you 는 영어라도 한국어처럼 자연스럽게 나오잖아. 이처럼 완전히 너의 언어로 되어서 자유자재로 쓸 수 있어야 돼. 무작정 외우기만 하면 오래 걸리니까 효율적으로 외우면서 복습을 통해 다져주라는 거지."
"맞아! Hello 같은 말은 완전 내 언어라고 할 수 있겠지. 그 정도까지 되면 체화라고 할 수 있는 거구나. 그러면 매일 나가는 분량은 문장을 그냥 다 외웠으면 넘어가면 되는 거야? 매일매일 하는 것은 어느 정도까지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던데..."
"그냥 외우기보다는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정확하게 알고 뱉어야 돼. 그렇지 않으면 정말 기계적 암기가 되어 버리거든. 그러면 정말 외우기를 위한 외우기가 되어 버릴 수가 있어. 그럼 네가 하는 영화 앞부분 조금만 말해볼래?"
토퀭이 잠시 생각하더니 이내 외운 내용을 말하기 시작했다. 꽤나 열심히 한 것 같아서 흐뭇하게 보다가 중간에 잠깐 끊었다.
"생각보다 잘 외우고 있는데 ~ 그럼 계속해서 해 봐"
"응? 오빠가 중간에 끊어서 무슨 말 하는지 까먹었잖아. 이거 처음부터 안 하면 중간부터 하면 힘든데~"
"그래! 바로 그게 네가 기계적 암기를 하고 있다는 증거야.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생각하면서 말하면 중간에 끊기더라도 계속 얘기 할 수 있어야지! 그런데 기계적 암기를 하는 바람에 그냥 처음부터 줄줄 외우는 것 밖에 안 되는 거야. 항상 할 때 주의해서 해."
"아... 그렇구나... 사실 외우다 보니까 귀찮고 힘들어서 그냥 빨리 외우려고 했는데 그래서 그런가봐. 사실 형이 말해준 것 중에서 귀찮아서 안 한 것도 꽤 있거든..."
"그럴 것 같더라~ 사실 나도 처음에는 내가 하고 싶은 것만 골라서 했었거든. 몇 개는 귀찮기도 하고 별로 효과도 없을 것 같아서... 그런데 나중에 되니까 안 한 만큼 결과로 나오더라고. 각 훈련에는 해야 하는 이유가 있는데 그것을 확실히 이해하는 게 중요해. 그래야지 귀찮아도 하게 되더라고!"
"알았어... 오빠가 저번에 말해준 거 다시 한 번 봐야겠다. 사실 저번에 본 것도 완벽하게 이해했다고 하기는 힘들거든. 집에서 한 번 보고 그냥 잊고 있었어."
"그래! 앞으로도 하기 싫거나 귀찮아서 잘 안하게 될 수도 있는데 그 때마다 왜 내가 이 것을 해야 하는지 잘 생각해봐."
"알았어. 나도 이제 좀 느꼈으니까 제대로 해 봐야겠다. 그런데 훈련하고 상관없는데 궁금한 게 있어. 나도 형처럼 경상도 사투리 쓰잖아. 그래서 나 영어 쓸 때 사투리도 같이 나오는 거 같아서 좀 그런데? 나 사투리부터 고쳐야 하는 거 아냐?"
"영어하는데 사투리를 왜 고쳐? 미국인 입장에서 보면 경상도 영어나 서울 영어나 다 똑같은 사투리일 뿐이야. 우리나라에서만 경상도 영어, 전라도 영어 그러지 해외에 나가면 아무도 신경 안 써!"
"그렇구나... 사실 외국인 입장에서 봤을 때 표준말이랑 경상도말이랑 구별이나 하겠어."
"그래... 외국인이 너한테 와서 자기는 뉴욕이 아니라 텍사스 출신인데 한국어 배우려면 뉴욕 표준어부터 배워야 한다고 물어보면 뭐라고 답해줄 거야?"
"그냥... 어이없을 거 같은데... 알았어! 그런 것은 크게 신경 안 쓸게. 아 근데... 사실 나 요즘 훈련하기가 좀 지루해 졌는데 형은 훈련 오래 했는데 슬럼프 온 적 없었어?"
"왜 없어? 슬럼프인지 그냥 게으른 것인지 모르겠는데 엄청 자주 찾아왔지."
"진짜? 그럼 형은 어떻게 했어? 슬럼프 탈출하는데 뭐 특별한 방법이라도 있어?"
"특별한 방법이라기보다는 정말 너무 지겹다고 생각할 때는 잠시 쉬어줘도 좋아. 대신 불안해 하면서 쉬는 것이 아니라 정말 일주일이나 이주일 확실히 쉬어준다고 생각하고 쉬어. 같이 훈련하는 사람들한테 나 일주일 쉬고 올 테니까 일주일 뒤에 나 다시 응원해 달라고 말해."
"능동적으로 쉬는 거라... 그것도 괜찮을 것 같은데~ 그런데 그렇게 쉬다가 주저앉은 거 아냐?"
"그러니까 주위의 사람들에게 미리 알리는 거야. 나 좀 잡아달라고~ 그리고 마음 편히 쉬다보면 나중에는 영어가 좀 하고 싶어 질 거야. 그럼 다시 힘내서 하는 거지. 일종의 휴가라고 생각해."
"알았어. 난 아직 그 정도는 아니고~ 나중에 너무 지겨우면 영어휴가 갔다 와야겠다."
"알았어. 이제 다 끝났지? 이 정도 시행착오는 누구나 겪는 거야 괜찮아."
"물론이지! 이제 한 번 제대로 달려봐야겠다. "
"그래. 이거 중요한 거니까 마지막으로 정리 해줄게. 또 막힐 때마다 다시 보면 도움이 많이 될 거야. 열심히 달려 보자!"
"알았어. 미드 두 편 완료해서 형을 다시 찾아올게. 이번에야 말로 절대 포기하지 않고 영어정복 하고 만다!"
1. 미드에 배우들은 대본대로 정확하게 말해줄까?
2. 한국어 사용 시 번역이 아닌 독해를 하자
3. 문장이나 표현을 제대로 해석하는 것에 대한 오해.
4. 완벽하게 체화한다는 의미
5. 을 의미 없이 달달 외우는 기계적 암기를 피하자
6. 자기가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본다.
7. 사투리 억양이 영어에 묻어 나올까봐 걱정이에요.
8. 슬럼프가 왔을 때 능동적으로 쉬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