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차례의 몰입훈련 후 달라진 나를 마주하다.
하루하루 훈련시간을 채우는 것은 언제나 힘들다. 컴퓨터를 켜면 온갖 뉴스가 나를 반긴다. 거기다가 갑자기 잊었던 일이 떠오르고 여기저기 신경 쓸 일이 생긴다. 영어뿐만 아니라 어떤 일을 하던지 이런 집중력 부족은 나를 괴롭혔다. 그러다가 보면 시간은 지나가고 하는 일이 없이 하루가 지나갔다.
영어훈련을 할 때도 그냥 음원을 틀어놓고 흘려듣거나 무작정 대본을 보고 따라 읽은 적이 있었다. 여러 번 읽으면 외워지겠지 라는 생각으로 읽었지만 나중에 되었을 때 내 머릿속에 남은 것은 거의 없었다. 그냥 생각 없이 앵무새처럼 말하거나 멍 하니 음원을 틀어놓는 것은 도움이 전혀 안 되었다고 할 수는 없으나 큰 도움은 되지 못했다.
'몰입' 의 저자인 황농문 교수는 "사람은 절실한 순간이 되면 머릿속에 딴 생각이 끼어들 틈이 생기지 않는다." 라며 "평소 혼자 공부할 때도 시간을 정해서 하면 잡념 없이 집중할 수 있다" 고 했다.
훈련시간이 꽤나 많아 보였지만 생각해 보면 그냥 흘려듣거나 생활 속에서 mp3 듣고 몇 번 따라해 보고 이런 시간이 많지 집중해서 한 시간은 그렇게 많지 않아 보였다. 자투리 시간도 10분이면 10분 딱 집중해서 하면 되는데 귀찮아서 그냥 딴 것 하면서 같이 듣고 그러면서 리듬을 익히고 오늘 분량도 외웠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머리에 남는 것은 없었다.
오히려 10분 동안 집중해서 한 것이 효과가 훨씬 더 있었던 것 같다. 무작정 대본은 읽기 보다는 정확한 목표를 가지고 집중해서 하면 훨씬 효과가 있었다. 이 부분은 일정한 문장을 주어지고 한 번은 그냥 여러 번 읽어보고, 다른 한 번은 집중해서 읽어 봤는데 그 차이를 비교해 보니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나의 경우에는 약간 자유롭게 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그래도 누군가 잔소리 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때에 맞는 충고나 질책도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렇게 강요하지 않으면서 자유롭게 노는 분위기인 스터디를 참가해서 훈련을 하려고 했다. 그리고 그 즐거운 분위기를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적당한 훈련이 필요해서 그것을 위해 열심히 했었다.
하지만 스터디를 계속 꾸준히 참여하는 것은 조금 힘이 들었다. 시기나 상황에 따라서는 스스로 학습해야 하는 때도 있었다. 스터디에 참가한다 하더라도 스터디는 내가 훈련한 것을 확인하는 목적이 더 컸다. 그래서 언제나 스스로 훈련해야 하는 것은 나에게 숙제였다.
나 같은 경우에는 내가 해야 될 분량을 정하고 "이 분량은 평소에 집중하면 한 시간 이내에 끝냈으니까 이번에도 그렇게 하자!" 라고 적당한 시간과 분량을 정해 보았다. 이 때 얼마나 스스로 절실해 지냐에 따라서 집중력이 결정되는 것 같다.
그래서 하나의 방법으로 스톱워치와 스스로에게 적당한 압박을 통해서 집중력을 높이려고 시도해 봤다. 그리고 이 방법은 꽤나 효과가 있었다. 스톱워치가 작동되는 그 1시간 동안은 내 머릿속에는 "다른 생각하지 말고 얼른 이 1시간 동안 스스로 정한 이 진도를 끝내자" 라고 생각했다. 그 결과 내가 하는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었고 일주일 동안 대충대충 듣고 보고 해도 끝나지 못했던 분량을 1시간 만에 끝낼 수 있었다.
집중해서 하기 vs 그냥 흘려듣기
집중해서 하기 vs 무작정 따라 읽거나 흘려듣기.
우리는 머리를 잠시도 비워두지 않는다. 항상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있다. 사람은 한시간에 2천가지를 생각하고 하루 24시간 대략 5만가지를 생각한다고 한다. 그래서 "오만가지 생각"이라는 말이 생겼다. 그러나 이것은 상념에 해당하는 "생각나기"이다.
이것은 내가 내 뇌의 주인이 되는 것이 아니고 의도되지 않은 상념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보다는 명확한 목표를 세우고 자신이 뇌의 주인이 되어 문제에 대한 해결을 향한 체계적인 사고를 하는 "생각하기"를 해야 두뇌를 활용할 수 있고 지고의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출처: 공부하는 힘 (황농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