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미드 공부할 때 더빙을 해야 하나요?

완벽하게 체화하는 것의 의미를 알아가다.

by 성재원
hands-people-woman-meeting.jpg


완벽하게 체화하는 것의 의미를 알아가다.


‘완벽하게 체화하라’라는 말은 들었지만 그 체화의 기준이 제각각 다르고 사람마다 말도 다르다 보니까 혼란이 많이 왔었다. 하루 동안 열심히 외워서 잘 할 수 있다고 해도 다음날 기억이 안 나고 중간에 버벅 거리기도 했다. 과연 이것을 체화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었다.


내가 하긴 했지만 지금 내가 한 것이 그냥 외운 것인지 체화인지 헷갈렸다. 주변에 물어봤지만 사람마다 완벽하게 하는 기준이 다 달랐다. 더빙을 하는 사람도 있고 문장마다 동그라미를 치면서 시험 치듯이 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에 비하면 나는 너무 대충 하는 느낌이 들었다. 정말 체화의 과정까지 가려면 도대체 어느 정도를 해야 하는 것인가? 그냥 외워서 줄줄 말하는 정도가 되면 되는 것인지 헷갈렸다.


초반이라서 모든 것이 낯설어 다른 사람이 작성해 놓은 일지를 참고하고는 했었다. 그 중에서도 정성이 가득 담기고 뭔가 열심히 하는 듯한 사람의 일지를 주로 참고 했는데, 몇몇 분들이 녹음을 넘어서서 더빙까지 시도하시는 분들이 있었다. 그때 처음 시작해서 열의에 불타는 상태라 더빙까지 따라하게 되었는데 이게 보통 힘든 일이 아니었다.


대사를 따라가기 급급해서 말을 놓치고 머릿속은 뒤엉켜서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고 그냥 화면속의 입모양과 대사를 맞추기에 바빠서 꽤나 시간이 많이 걸리곤 했었다. 물론 이렇게 해서 한 유닛을 더빙까지 완벽하게 끝나고 나면 뿌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생각이 들기도 했고 결국 몇 일 못가 더빙하는 것은 그만두고 말았다.


사진29.jpg


사실 예전에 '상상유니브 성우클래스'를 한 달여 동안 수강하면서 더빙을 할 기회가 생겼는데 전문적으로 교육을 받는 직업 성우들도 더빙을 하는 것은 꽤나 힘든 작업이라고 하셨다. 준비도 많이 해야 하고 타이밍도 잘 맞춰야 하는 작업이여서 처음 성우클래스를 가입한 나와 친구들은 꽤나 힘이 들었다. 대사를 놓치고 버벅 거리면서 심지어 대본을 보고 읽어도 매우 어려운 작업이 '더빙'이었다.


더빙을 하는 것은 나의 실수였다. 영화 훈련을 하면서 집중해야 할 사항, 그리고 내가 얻어야 할 사항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그저 남들이 하니까, 잘해 보이고 멋있어 보이니까 시작한 것이 오히려 시간을 낭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왜, 어떻게 해야 하나? 라는 의문을 던지지 않은 나의 잘못이었다.


나중에 한 달, 두 달 정도 지나면 더빙하는 것도 편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위로도 했었지만 그것과는 별개의 문제인 것 같다. 전문 성우도 부담을 느끼는 더빙을 몇 달 만에 익숙해지는 것은 잘못 생각한 것 같다. 만약 이렇게 몇 달 동안 더빙을 지속했다면 시간만 낭비하고 익숙해 지지 않은 더빙실력에 짜증만 났을 것 같다.


'내가 이 영화훈련에서 얻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내가 집중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라는 것을 정확히 알았으면 이런 실수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영어의 리듬과 자연스러운 발화가 나에게는 당장 중요하지 주인공의 입과 내 말을 맞추거나, 그 중간 중간에 있는 공백시간을 예측하고 분석해서 영상에 딱 맞게 떨어지는 것이 나에게 중요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Fillers(보충어)를 활용한 자연스러운 영어 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