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바람에 스치며 만나는 억새소리를 들으면 바람이 이렇게 좋을 수가 싶다.
가을이 오면 마음이 몽글몽글 해진다.
바람이 불면 같이 흔들거리기도 한다.
바람을 맞으러 바람을 따라 거닐고 싶게 만드니 이래서 사람들은 가을을 타나보다.
억새가 내 몸을 감출 정도가 되면 그 안에 포근히 싸여 있고 싶다.
숨바꼭질 하 듯이 사람들은 제각기 억새 사이로 숨어든다.
어디론가 숨고 싶을 때가 있지.
바람 사이로 억새 숲 사이로 숨듯이
잠시 나를 찾지 말아줬으면 할 때가 있지.
그저 지금은 가을을 오롯이 만끽하고 싶으니까.
산굼부리 가는 길 따라
꽃길 아닌 억새 길을 따라 가본다.
금빛으로 물들인 억새를 한참 바라본다.
바람이 참 좋다.
흔들리는 억새소리가 참 좋다.
지금 흔들리는 건 잠시일 뿐이다. 그저 기분 좋게 흔들리고 그 소리를 들어보자.
내 마음이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을 들어줄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