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영화나 다큐멘터리를 보면 눈길이 가는 장면이 있다. 바로 공원에서 여유롭게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이다. 선탠을 하는 사람, 책을 읽는 사람, 강아지와 산책하는 사람 등 그저 보고만 있어도 편안하게 만드는 모습이다. 가끔 그런 모습을 보면 부럽기도 하면서 왜 난 항상 바쁘지도 않으면서 바쁘게 살고 있을까, 휴일에 왜 쉬지 못하고 있나 싶었다. 그래서 나도 영화 속 주인공처럼 어느 하루, 영화 같은 날을 만들어 봤다.
집과 가까운 곳에 센트럴 파크만큼은 아니지만 나만의 돗자리 펴기 좋은 장소인 ‘신산공원’ 찾았다. 신산 공원을 갈 때면 챙기는 것들이 있다. 돗자리, 간식, 책 그리고 킥보드를 챙기고 간다. 애물단지였던 킥보드를 공원에서 실컷 타고 돗자리에 앉아 책을 읽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어릴 때 살던 집은 마당과 평상이 있어 누워서 하늘 보는 게 어렵지 않았었는데 빌라로 이사를 하면서 하늘은 물론 자연 속에 있는 것이 어려웠다. 누워서 하늘을 보고 싶을 때 신산공원으로 온다. 하늘을 보고, 사람을 보고, 책을 보고, 나를 본다. 여러 사람들이 어울려 있는 곳이기에 내 눈에 내가 사는 세상을 그려본다. 장기 두는 할아버지와 그 주변에 모여 있는 어르신들을 보며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벗이 있고 하루를 즐길 수 있다는 걸 깨닫고, 놀이터에서 노는 꼬마들과 축구공을 차는 형제의 모습, 아빠 손을 잡고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는 아이를 보며 흐뭇하게 웃음을 지어 본다. 산책로를 걷는 사람들 그 사이에 돗자리를 깔고 하하 호호 웃는 가족과 친구들까지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보게 된다. 사람 사는 게 다 같으면서도 다르게 살아가는 것을 책 속에서 벗어나 내 눈으로 보고 듣고 느끼며 이 안에 나도 살아있음을 알게 된다.
하늘을 올려다보면 해, 달, 별, 구름만 보이는 게 아니다.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새, 살살 부는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동네 꼬마 아이가 분 비눗방울들, 사랑하는 연인들이 쏘아 올린 불꽃들 이 모든 것이 하늘 도화지에 그려 놓는다. 우린 항상 하늘을 보며 예쁜 그림을 그리며 살고 있다. 원래 내 좌우명이 ‘1분의 시간도 아끼자’였다. 언젠가 이 좌우명이 바뀌게 되었다.
‘하루에 한 번 하늘을 보고 살자.’
오늘도 나의 하늘 도화지에 새로운 그림을 그려본다. 내가 꿈꾸는 나의 세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