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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하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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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톰 Apr 12. 2016

OT가지마라

대학교 신입, 난 OT(신입생 오리엔테이션)를 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난 인간의 본성을 보았다.

갓 20살이 된 새내기들이 멋을낸 촌뜨기마냥 어색한 기세를 뿜어냈고 거기에 질식해버린 난 도망치고 싶었다.

당일날 처음본 인간들과 그 어떤 교류도 할수 없었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 음주파티시간이 돌아왔다.

술을 접해본 사람도 있지만, 대다수가 술에 대한 면역이 없었던 20살 초반이었기에 그들은 자제를 모른채  본인의 한계돌파를 위한 알코올축척을 시작하였다.

끝없이 달리던 폭주기관차는 결국 선로를 이탈하여 터지게 되었으니 그 모습이 생에 다시없을 가관이었다.

모여 술을 먹던 방문에서 화장실까지의 복도엔 마치 누군가의 영역표시마냥 물에 잘 갠 부침개 반죽이 1미터마다 부쳐져있었고, 또 어떤이는 과잠을 입고있던 선배의 멱살을 잡고 흰색 눈을 보이며 신내림을 받고 있었다.

모든 곳에 20살의 비글새기들을 풀어놓은양 얌전한 구역이 없었고 놀줄 몰랐던 아싸예약생들은 한 방에 모여 핸드폰 게임에 빠져 그 어떠한 대화도 단절되어 들려오지 않았다.

그렇게 하루가 가고 기억이 소거된 참전용사들은 버스를 타고 학교로 귀환했고 선배의 멱살을 잡았던 영웅은 그렇게 학교에 다신 나오지 않았다.

그곳에서 통성명을 한 동기와는 친해지지 않았고, 다정하게 술을 채워주며 이름을 묻던 여선배는 날 알아보지 못했으며, 카톡친구를 했던 남선배는 군대를 가버렸다.

모든 이들과의 접점이 사라진건 아니지만, 대학생활에서 가장 필요없던 일을 꼽자면 OT를 갔던 짓이다.

충고컨데 OT는 학교생활에 전혀 도움이 안된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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