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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창윤 Oct 27. 2020

20. 구문소와 자연사박물관을 거쳐 대구로 복귀하다


오늘은 강릉살이를 마치고 대구로 복귀하는 날입니다. 어젯밤 일찍 잠자리에 들었던 남편은 오늘 아침 일어나자마자 옥계바다로 해돋이를 보러 나갔습니다. 신년 초 동해에 가더라도 날씨가 흐려 해맞이를 제대로 못하거나, 전망대에서 해맞이 하는 경우 떠오르는 해의 기운을 실감나게 느낄 수 없었던 경험 때문에 마음먹고 해맞이를 나간 것입니다. 요즘은 날씨가 맑아서 해돋이를 보기에 알맞은 데다가 동쪽 바다 인근에 숙박하고 있으니 절호의 기회였던 것입니다.

해맞이를 마친 남편과 강릉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마친 후 짐을 쌌습니다. 대구에서 강릉으로 출발할 때와 달리 먹거리 짐은 줄어 있었으나 캐리어와 박스 두 개에 담긴 소지품은 여전했습니다. 프런트에 키를 반납한 후, 하행길에 올랐습니다. 강릉을 떠나 도계를 거쳐 태백시에 접어들자 통리 5일장 때문에 차량이 붐벼  40분간 정체를 겪었습니다. 정체가 풀려 가다보니 강릉으로 갈 때 들렀던 철암역이 나왔습니다. 인근에 단풍 명소가 있어 잠깐 들렀는데 상당수 잎이 진 터라 아쉬운 풍경이었습니다. 몇 장의 사진을 찍고 다시 차에 올랐습니다. 철암역과 가까운 구문소에 들렀습니다.

낙동강 발원지 황지에서 솟아난 황지천이 암반을 뚫어 석문을 만들고 소(강)를 만들었다하여 구멍소 또는 구문소라 불리는 곳입니다. 저는 구문소 옆쪽 암반을 뚫어 만든 도로가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도로 안쪽으로 보이는 가을 산의 모습과 그곳으로 차량과 사람들이 드나드는 모습이 아름다웠습니다. 구문소와 바위를 뚫은 도로가 쌍둥이처럼 닮아있었습니다. 자연과 어우러진 인위적인 미의 조화라고 할까요.

구문소 관람을 마치고 지나가다가 태백고생대 박물관을 발견했습니다. 예전 같으면 코로나19 때문에 관람이 중지되어 있었을 텐데 코로나가 1단계로 하향 조정되어 관람을 허용하고 있었습니다. 박물관은 고생대 지층위에 건립된 화석전문 박물관이었습니다. 지구 형성 이후 선캄브리아 시대부터 중생대를 거쳐 신생대까지 생물이 출현하게 된 배경과 진화과정을 소개하고, 다양한 화석 및 공룡 모형을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공룡 모형 앞에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자연사 박물관을 나와 본격적인 귀향길에 올랐습니다. 단풍 물든 가을산이 열어주는 도로를 신나게 달렸습니다. 동명을 지나 황혼이 질 무렵 가산산성부터 차량이 밀려 한 시간 반 가량 도로에서 시간을 지체해야 했습니다. 공휴일을 맞아 가을 정취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장시간에 걸쳐 운전한 남편 덕분에 무사히 집으로 귀환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운 집이여, 다시 만나 반가워. 이젠 편히 잘 수 있겠지?

구문소
자연사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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