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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창윤 Oct 26. 2020

18. 너른 들판과 푸른 하늘을 마주하다


여성수련원 5층에는 "틈"이라는  book stay 공간이 있고 그곳에는 바다가 보이는 넓은 창이 있습니다. 면사무소에 전화를 넣은 후, 아침이면 그곳에서 옥계해변을 내려다보는 것이 하루 일과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3일에 걸쳐 해변 청소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부러진 나뭇가지를 수거하여 쌓아놓은 더미도 보이고, 봉투에 쓰레기 담는 모습도 보입니다. 

아침밥을 먹고 어제 오후 작가들과 다녀왔던 면사무소 방향으로 산책을 나갔습니다. 어제는 급히 다녀오느라 주변을 자세히 살피지 못했기 때문에 천천히 걸으며 주변 경관을 느끼고 싶었습니다.

옥계산림욕장 지나 광포교를 건너면 옥계해변쪽 바다와 연결된 낙풍천이 보입니다. 바닷물과 개천물이 교차하며 흘러가는 물길 따라 조성된 오솔길에는 소나무와 풀, 억새, 개망초, 국화, 코스모스, 등이 피어있고 각종 잡목이 우거져 있습니다. 물길과 만나고 새소리 들으며 걸을 수 있는 호젓한 길입니다. 발자국 소리를 듣고 푸드덕거리며 날아가는 새의 몸짓이 분주합니다. 들꽃이 만발한 오솔길을 지나 낙풍교를 건너면 겹겹의 산들과 어우러진 들판이 나옵니다. 아파트가 밀집된 도시에 살다보니 넓은 들판과 마주한 하늘을 만나본 게 언제쯤인지 기억조차 없습니다. 새털구름 펼쳐진 파란 가을 하늘을 보니 온 세상이 내것만 같은 설레임이 느껴졌습니다.

들판을 가로지르는 신작로 주변에 가로수가 심어지고 벤치와 가로등까지 설치된 것을 보니 향후 시설이 들어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어떤 시설이 들어설 것인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벤치에 앉아 다리쉼을 하다 산 아래 마을이 있는 곳까지 걸었습니다. 기와를 얹고 다소곳이 자리잡은 집을 보면서 넉넉한 자연을 누리며 사는 일상은 어떨지 부러운 마음 가득했습니다. 언제쯤이면 아름다운 자연과 가까이 살 수 있을지 꿈이나마 꾸어보렵니다.

5층에서 내려다 본 옥계해변
낙풍천변 오솔길

들판과 마을 그리고 신작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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