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적으로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되면 물어보는 것 중에 하나가 직장이다. 아래의 대화를 살펴보자.
사람: 아 혹시 직장은 어디 다니시나요?
나 : 아 저 현대 엔지니어링 다니고 있습니다.
사람: 엔지니어링? 자동차 쪽 엔지니어예요?
나 : 아 아뇨.. 건설 설계인데 현대 건설이랑 비슷한 일한다고 보면 돼요.
사람: 아~ 건설 쪽 일하시는구나~!
위의 대화처럼 새로운 사람 만날 때마다 10명 중 9명은 엔지니어링 회사가 건설 설계 회사인지 모르고 자동차 혹은 기계 분야로 알고 있다. 예를 들어 현대자동차의 파워트레인 설계 직무라고 한다면 자동차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아 자동차 안에 들어가는 파워트레인 설계를 하는구나 라고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화공플랜트 C&I(계장) 설계 엔지니어라고 말한다면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지 아는 사람은 드물다. 필자 또한 엔지니어링 회사에 입사하기 전까지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지 몰랐었고, 단순히 건설분야 설계일을 한다고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엔지니어링 회사가 왜 필요한지 & 대략적으로 엔지니어링 회사가 어떤 일을 하는지에 대해 알아보자.
우선 엔지니어링이라는 회사가 어떤 일을 하는지 설명하기 위해서 본인이 집을 한채 짓고 싶다고 가정해보자. 본인이 원하는 것은 3층짜리 이쁜 집을 만들고 싶은데 정확히 어떠한 일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도 감이 안 잡힐 것이다. 집을 지으려면 땅도 파야하고, 바닥 공사도 해야 하고, 골조도 올리고 전기배선도 설치해야 하는 등등 수많은 일이 동반되고, 각 분야마다 업체도 모두 다르다. 결정적으로 본인이 집을 짓는 순서 & 필요 자재 등 정확히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모른다. 그렇다면 나는 돈이 있고, 땅도 있는데 집을 지을 수 없는가? 아니다 방법이 있다. 여기서 필요한 것이 바로 엔지니어링 회사이다. 엔지니어링 회사는 본인이 필요한 요구 사항에 맞추어서 위에 설명한 모든 작업들의 설계, 구매, 시공까지 도맡아서 해주는 회사인 것이다.
예를 들어 "전 2층 집에 1층은 거실을 크게 만들어주시고 2층은 방 4개에 화장실 2개, 그리고 지붕은 기왓장으로 만들 거예요."와 같이 본인의 요구사항을 엔지니어링 회사에 말해주면 엔지니어링 회사는 요구사항에 맞추어서 설계를 하고 해당 설계도면을 가지고 본인과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얘기를 한 이후 실제로 공사에 들어가는 자재들을 선택할 것이다. 자재들이 모두 선택되고 난 이후에는 어떠한 방식으로 시공할 건지에 대해서도 얘기를 하면 이제 엔지니어링 회사가 관련 도면 작업, 구매 작업, 시공 작업을 모두 마무리하여 완성된 집을 본인에게 전달할것이다.
위와 같이 완성된 집을 본인에게 전달한 후 Key만 꽂으면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을 Plant 업계에서는 Turn Key Project라고 한다. 말 그대로 키(key)만 돌리면 모든 설비를 가동할 수 있게 만들어서 발주처에게 전달한다는 의미에서 "턴키 방식(turnkey system)"이라고 한다.
이처럼 엔지니어링 회사(건설회사)는 집을 짓기 위해 필요한 Process, 설계, 구매, 시공, 관련 법 등을 모두 알고 있기 때문에 꼭 필요한 회사이고, 이러한 건설회사가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현대식의 건축물들은 만들어질 수 없었을 것이다. 아래의 그림이 Plant 및 건축물을 건설하는데 연관된 회사 구조이고, 위에서 설명한 엔지니어링 회사란 아래의 설계, 구매, 시공을 도맡아서 하는 회사를 예를 들어서 얘기한 것이다.
지금까지의 내용을 한 줄로 정리하면 엔지니어링 회사는 발주처의 요구사항에 맞추어 Plant를 설계해주는 중간 관리자 역할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엔지니어링 회사(현대엔지니어링, 삼성엔지니어링, GS건설, 대림건설, SK 건설 등)가 정확히 어떤 일을 하길래 조 단위의 Project를 수행하는지, 엔지니어링 회사와 건설회사는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 다음 시간에 알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