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식은 기표망을 따라 자기 모습을 드러낸다.
한스는 아빠가 집을 나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까 걱정했습니다.
아빠는 집에 오지 않을 거란 말을 한 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말을 잘 듣지 않는 한스를 두고,
속상했던 엄마는 “다시는 집에 안 올 거야”라고 말한 적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아침,
아빠가 식사를 마치고 출근하려고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그 순간, 한스도 벌떡 일어나 외쳤습니다.
한스: 아빠, 나를 두고 달려가면(rennen) 안 돼!
한스는 말실수를 했습니다.
독일어 ‘rennen’은 말(horse)이 달릴 때 쓰는 동사이고,
사람이 달릴 때는 보통 ‘laufen’을 사용합니다.
한스가 자신을 말과 동일시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던 아빠는 재치 있게 응수했습니다.
아빠: 그러니까 한스야, 너는 말이 도망칠까 봐 겁나는 거구나
.
한스는 그 말을 듣고 웃었습니다.
하지만 그 웃음 뒤에는,
말로 하지 못한 진심이 숨어 있었습니다.
이 말실수는 단순한 언어의 오류가 아니었습니다.
말을 두려워했던 자신의 감정이,
사실은 아빠를 향한 사랑과 미움이 뒤섞인
무의식의 고백이었습니다.
한스는 아빠를 미워한 자신을
아빠가 알아차리고 복수할까 봐 두려웠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진심으로 두려웠던 것은
사랑하는 아빠가 다치거나
다시는 집에 돌아오지 않을까 하는 불안이었습니다.
프로이트는 말했습니다.
아빠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아빠를 위한 두려움.
이것은 한스가 보여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진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