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엉뚱한 답을 해도 포기하지 마라

AI가 매일 반복되는 엉뚱한답을 내놓아도 나는 포기하지 않는다

by 어팀공

프롬프트를 열심히 구성했다.
목적도 썼고, 맥락도 넣었고, 제약도 달았다.

근데 AI가 돌려준 답이... 내가 원하던 방향이 아니다.


이럴 때 어떻게 하시나요?


대부분은 두 가지 중 하나를 한다.
프롬프트를 통째로 지우고 처음부터 다시 쓰거나,

아니면 그냥 "AI는 역시 안 되는군" 하고 창을 닫거나.


둘 다 틀렸다.


AI와의 대화에는 '수렴'이라는 개념이 있다.
처음부터 완벽한 답이 나오길 기대하는 게 아니라,

대화를 이어가면서 원하는 방향으로 조금씩 좁혀가는 것.

오늘은 그 방법을 얘기해보려 한다.


왜 AI는 첫 번째에 엉뚱한 답을 낼까

먼저 오해 하나를 풀고 가자.

AI가 예상과 다른 답을 냈다고 해서, 그게 꼭 내 프롬프트가 나쁜 건 아니다.


AI는 사람처럼 '의도'를 읽지 않는다.
텍스트에 적힌 단어와 문맥을 바탕으로 확률적으로 가장 그럴듯한 답을 고른다.

그래서 내가 머릿속에 그리던 결과물이 있어도,
그 이미지가 텍스트로 완전히 변환되지 않으면 AI는 다른 방향으로 달린다.


이건 AI의 결함이 아니다.
텍스트로만 대화하는 매체의 구조적 한계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우리가 머릿속에 그리는 결과물도 처음엔 그렇게 선명하지 않다.

뭔가 마음에 안 드는 결과물을 보고 나서야,
"아, 나는 이런 느낌이 싫었던 거구나"를 깨닫는 경우가 많다.


AI의 첫 번째 응답은 사실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더 선명하게 보게 해주는 거울이 되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다시 치는 사람 vs 대화를 이어가는 사람

실제로 AI를 쓰는 사람들을 보면 두 유형이 갈린다.


유형 A : 리셋형
결과가 마음에 안 들면 새 창을 열거나, 프롬프트를 전부 지운다.
그리고 "이번엔 더 잘 써야지" 하면서 또 처음부터.


유형 B : 수렴형
결과를 보고 어디가 어떻게 다른지 파악한다.
그리고 그 차이를 AI에게 다시 알려준다.

결론부터 말하면, 유형 B가 훨씬 빠르게 원하는 결과물에 도달한다.


왜냐면, 대화를 이어가면 앞의 맥락이 모두 살아있기 때문이다.
"이 중에서 두 번째 단락 톤이 너무 딱딱해, 좀 더 구어체로 바꿔줘."

이 한 마디가 통하는 이유는, AI가 이미 앞에서 무슨 작업을 하고 있었는지 알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면, 그 맥락이 다 사라진다.
매번 배경 설명을 다시 해야 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피드백 루프를 만드는 3단계

그럼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면 될까?

내가 실제로 업무에서 쓰는 방식이다.


1단계 : 결과물의 어디가 다른지를 먼저 짚는다

AI 응답을 받았을 때, 바로 "다시 해줘"라고 하는 건 가장 비효율적인 방법이다.

대신 이렇게 자문해본다.

"전체가 문제야, 아니면 일부가 문제야?" "톤이 문제야, 아니면 내용이 문제야?" "방향 자체가 틀렸어, 아니면 방향은 맞는데 표현이 어색해?"

이 질문을 스스로 던지고 나면, AI에게 훨씬 명확하게 피드백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보고서 초안을 AI에게 맡겼는데 결과가 마음에 안 들었다고 치자.


비효율적인 피드백 :
"이거 좀 더 잘 써줘."


효율적인 피드백 :
"전체 방향은 괜찮은데, 두 번째 문단부터 너무 나열식이야. 스토리처럼 연결되게 다시 써줄 수 있어?"

같은 상황인데 결과물의 품질 차이가 크게 난다.


2단계 : 피드백은 '무엇이 다른지'와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를 함께 준다

AI에게 피드백을 줄 때 자주 하는 실수가 있다.

"이 부분 별로야."
"좀 더 좋게 써줘."
"느낌이 아닌데."

이런 피드백은 AI에게 아무 정보도 주지 못한다.
'별로'가 무엇인지, '좋게'가 어떤 방향인지, '느낌'이 뭔지 AI는 모른다.


피드백에는 두 가지가 들어가야 한다.

① 무엇이 다른지 (현재 상태 진단)
"지금 이 문장이 너무 공식적인 느낌이야."
"이 단락이 결론 없이 흐지부지 끝나고 있어."


②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방향 제시)
"퇴근 후 팀원한테 슬랙으로 얘기하듯이 써줘."
"마지막에 한 줄 요약 액션 아이템으로 마무리해줘."

이 두 가지가 세트가 되면,
AI는 다음 응답에서 훨씬 정확하게 의도를 반영한다.


3단계 : 좋은 부분은 살리고, 아쉬운 부분만 건드린다

이게 피드백 루프에서 제일 중요한 포인트다.

AI에게 "전부 다시 써줘"라고 하면,
맘에 들었던 부분까지 다 바뀌는 경우가 많다.


대신 이렇게 하면 된다.

"세 번째 단락은 좋아. 그대로 두고, 두 번째 단락만 좀 더 짧게 압축해줘."


좋은 부분을 명시적으로 고정하고,
바꾸고 싶은 부분만 타겟을 정해서 수정 요청하는 것.

이렇게 하면 결과물이 점점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수렴하면서,
이미 잘된 부분은 보존된다.


실전에서 이렇게 써봤다

실제 사례를 하나 공유한다.

얼마 전에 외부 파트너사에 보내는 협력 제안서 이메일 초안을 AI에게 부탁했다.
- 목적, 맥락, 제약, 형태를 구성해서 프롬프트를 짰다.


그런데 첫 응답이 조금 과했다.
너무 정중하고, 너무 길고, 한국 비즈니스 관행에서 보면 약간 어색한 표현들이 있었다.

나는 이렇게 피드백을 줬다.

"전체 구조는 괜찮아. 근데 두 가지 수정이 필요해.
첫째, 인사말 부분이 너무 형식적이야. 실제 담당자끼리 주고받는 이메일처럼 자연스럽게 바꿔줘.
둘째, 마지막 단락이 너무 길어. 핵심만 두 문장으로 줄여줘."

두 번째 응답에서 많이 나아졌다.
하지만 아직 하나가 걸렸다.

"좋아졌어. 근데 두 번째 단락에서 '검토 부탁드립니다'라는 표현이 너무 수동적으로 느껴져.
'함께 논의하고 싶다'는 뉘앙스로 바꿔줄 수 있어?"

세 번째 응답에서 거의 그대로 쓸 수 있는 결과물이 나왔다.

3번의 대화.
처음부터 다시 썼다면 아마 5번 이상 반복했을 것이다.


대화를 이어갈 때 빠지기 쉬운 함정

피드백 루프를 쓰면서 주의할 점도 있다.

함정 1 : 피드백이 너무 많아지는 경우

한 번에 피드백을 너무 많이 주면 AI가 우선순위를 잡지 못한다.

"톤도 바꿔주고, 길이도 줄이고, 단어도 더 쉽게 하고, 마지막에 CTA도 추가해줘."

이렇게 한꺼번에 다 요청하면, 전부 어중간하게 반영된다.
한 번에 한두 가지 포인트만 수정 요청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다.


함정 2 : 방향을 바꾸면서 맥락을 설명 안 하는 경우

초반에 "정중한 톤으로 써줘"라고 했다가,
나중에 "친근하게 써줘"라고 하면서 이유를 설명 안 하면,
AI가 앞의 지시를 기억하고 혼란스러운 응답을 낼 수 있다.


방향이 바뀌면 이렇게 알려주는 게 좋다.

"아까 정중한 톤으로 써달라고 했는데, 수신자가 실무 담당자라는 걸 확인했어.
조금 더 편하고 실용적인 톤으로 바꿔줘."


함정 3 : 완벽한 답을 찾으려 대화를 너무 길게 이어가는 경우

피드백 루프의 목적은 '완벽한 결과물'이 아니다.
'내가 쓸 수 있는 수준'으로 빠르게 수렴시키는 것이다.

3~4번 수정했는데도 계속 아쉬운 느낌이 든다면,
그건 AI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원하는 바를 아직 정의하지 못했다는 신호일 수 있다.

그럴 땐 잠깐 멈추고, 내가 원하는 결과물을 먼저 언어로 정의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기획자가 이 방식을 써야 하는 이유

기획이라는 일 자체가 피드백 루프의 연속이다.

첫 기획서가 완벽한 경우는 없다, 정말 내가 완벽하다라고 하는 오점은 늘 필해야 한다.
이해관계자 리뷰, 팀 피드백, 현실 제약을 거치면서 조금씩 수렴해나간다.


AI와의 대화도 마찬가지다.
처음부터 완벽한 프롬프트를 만들려고 애쓰는 것보다,
대화를 이어가면서 방향을 잡아가는 게 훨씬 자연스럽고 효율적이다.


AI를 단순히 '명령을 처리하는 도구'가 아니라,
'초안을 함께 발전시키는 작업 파트너'로 쓰는 방식.

이게 기획자 출신이 AI를 쓰는 방법과 다른 사람이 쓰는 방법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내일 당장 써먹을 수 있는 한 가지

AI 응답이 마음에 안 들 때, 일단 이 한 문장으로 시작해보자.

"전체적인 방향은 [괜찮아 / 다르게 가야 해].
[이 부분]이 [이런 이유]로 아쉬워. [이렇게] 바꿔줄 수 있어?"

처음엔 어색할 수 있다.
근데 이걸 습관으로 만들면,
수정 횟수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걸 경험하게 된다.


다음 화에서는 한 단계 더 나아가서,
여러 번의 AI 대화를 통해 반복 작업을 줄이는 '템플릿화' 전략을 다뤄볼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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