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내 마음같지 않을 때

by 리도란

일도 사람도 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우리는 방황한다.

하지만 모든 일이 우리의 의지나 선택으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

이 글은 ‘인과율’과 ‘자유의지’ 사이에서 우리가 무엇을 받아들이고, 어떻게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을지를 이야기한다. 인간의 본성, 관계의 작동 방식, 솔직함의 어려움에 대한 솔직한 고백과 함께, 세상이 마음같지 않을 때 떠올리면 도움이 될 몇 가지 생각을 담았다.




모든 것이 어긋나는 날이 있다.

일도, 사람도, 기대한 만큼 따라주지 않을 때. 그럴 땐 누구라도 방황하게 된다.


‘내가 문제인가?’

‘무엇이 잘못되었지?’

‘그때 그 행동이 문제였을까, 아니면 그 말을 하지 말았어야 했을까?’


과거에는 조직 내에 좋지 않은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나를 탓했다. 그리고 내가 문제이든, 다른 사람이 문제이든 그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하는 것이 최선이라 믿었다.


하지만 세상 대부분의 일들은, 우리가 조금 더 노력하거나 덜 노력한다고 해서 결과가 쉽게 바뀌지 않는다. 멀티버스를 다룬 많은 콘텐츠들이 ‘왜 과거를 함부로 바꾸면 안 되는지’ 강조하는 이유도 이와 비슷하다. 대부분의 일들은 결국 그렇게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생각은 일종의 ‘인과율의 법칙’에서 비롯된다. 우리가 맞닥뜨리는 대부분의 상황은 어떤 작은 행동 하나로 인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이미 오래전 인물과 상황이 설정된 시점에 결과도 함께 결정된다는 믿음에 가깝다. 이는 흔히 말하는 ‘나비효과’의 관점과는 정반대의 해석이기도 하다.


이것이 인간의 ‘자유의지’가 무의미하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인간은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발버둥치고, 그 결실을 얻는다. 다만 때로는, 우리의 노력과는 무관하게 어떤 결과가 정해지는 경우도 있다는 심리적 보완 장치에 가깝다.


최근 ‘의도가 없는 사람에게 의도를 물어보면 설명할 방법이 없다’는 주제로 조직 구성원들과 긴 시간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의도가 없다는 사실을 납득시키는 데 꽤 애를 먹었는데, 그때 조금은 알게 되었다. 내 생각이 일반적인 사람들과는 약간 궤를 달리하고 있다는 것을.


내게 있어 세상 모든 것에 대해 좋은 것은 좋은 것이고, 싫은 것은 싫은 것이다. 자리에 따라, 상황에 따라 표현을 조심할 수는 있어도 마음가짐까지 바꿀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하고 싶은 일은 해야 하고, 하기 싫은 일은 어떻게든 피하려 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이러한 성향들이 모여 하나의 인과율을 형성한다.


‘김’이라는 사람과 ‘박’이라는 사람이 만나는 순간, 그들이 살아온 배경, 각자의 철학과 사고방식, 서로가 원하는 것의 조합에 따라 그들의 미래는 어느 정도 정해진다.


여기서 궁금증이 생긴다. 그렇다면 좋은 관계는 최대한 많이 만들고, 좋지 않은 관계는 빨리 헤어질 수 있는 방법이 있느냐는 것이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솔직할 수만 있다면, 좋은 관계도, 이별도 가능하다.

결국, 솔직하지 못하기 때문에 모든 게 어렵게 느껴질 뿐이다.


세상이 내 마음같지 않을 때는, 그래서 다음과 같은 생각들이 도움이 된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그리할 일은 어떻게든 그리된다.'

'내가 무엇을 했다고, 무엇을 하지 않았다고 이 상황이 찾아온 것이 아니다. 그리될 운명이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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