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일했던 한 동료가 오랜만에 찾아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대화 중 한 마디가 오래 기억에 남았다.
“예전보다 많이 유해지신 것 같네요.”
나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 특히 나의 선배 리더들의 삶을 관찰하면 시간이 지나고 포지션이 높아질수록 과거보다 중립적이거나 부드러워지는 경우를 자주 발견하게 된다. 왜 그런지 곰곰이 자문해보면, 내 안에서의 답은 ‘우리가 사는 세상에 정답은 없기 때문’이라는 결론으로 귀결된다.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수많은 다툼과 충돌의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그러나 결과에서부터 상황을 되짚어보면, 대부분의 주장과 선택에는 명확한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다. 일이 잘 풀렸을 때조차 그 선택이 본질적으로 옳았기 때문이라기보다, 실행하는 사람들의 의지와 끈기가 성과를 만들어낸 경우가 많다. 반대로 결과가 좋지 않았던 일들도 잘못된 판단 때문이기보다 당시의 환경이나 사람들의 여건이 더 큰 영향을 미친 경우가 많았다.
이런 경험을 자주 겪고, 또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의사결정과 책임을 져야 하는 위치에 있다 보면 사람은 자연스럽게 중립적이고 온건한 방향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게 된다.
최근 읽은 링크드인 1촌의 글에서 다음과 같은 문장을 접하고 마음이 크게 흔들렸던 기억이 있다.
“당신이 한 선택이 옳았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잘못된 선택이라도 그것을 조금이라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세상 대부분의 일은 중립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 좋다. 그리고 어떤 선택을 했든, 그 결과를 좋게 만들어가려는 의지와 끈기, 그리고 마인드셋이 ‘선택 그 자체’보다 훨씬 중요하다. 다만, 생각이 중립적이라고 해서 결정까지 중립적일 수는 없다.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방향성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사람들이 함께 움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