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의 마태 효과

by 리도란

마태 효과는 ‘있는 자는 더욱 더 받지만, 없는 자는 있는 것까지 빼앗기게 되는’ 현상으로, 부유한 사람은 더 부유해지고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지는 것을 의미하며,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뜻하는 사회학 용어다. 1968년 사회학자 로버트 머튼이 마태복음 구절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만든 개념으로, 초기 성공이 이후 성공을 이끄는 누적 이익의 원리이기도 하다.


이로 인해 개인이 가진 인기, 친구, 부(wealth)와 같은 조건과 환경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 격차가 벌어진다. 친구가 많던 사람은 시간이 지나며 더 많은 친구를 얻게 되고, 인기인은 동일한 노력에도 인기의 지속성이나 크기가 더욱 커지는 현상을 설명할 때 자주 언급된다.


일반적으로 마태 효과는 긍정적인 뉘앙스보다 부정적인 측면에서 많이 사용된다. 사회가 개인에게 부여하는 기회의 불균등을 지적할 때 활용되기 때문에, 사회적 약자에게 더 높은 경쟁력을 부여하는 제도의 근거로 쓰이기도 한다. 쉽게 말하면 ‘기울어진 운동장’을 설명하는 대표 이론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나는 이 마태 효과에서 긍정적인 면을 발견할 계기가 있었다. 인기나 명성, 부와는 달리, 건강이나 근면처럼 ‘하면 삶이 좋아진다는 걸 알지만 귀찮거나 게을러서 실천하지 않는 영역’에도 마태 효과가 적용될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사회나 조직에서 남들보다 더 인정받거나 좋은 포지션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만났을 때, 열에 아홉은 공통적으로 느껴지며 배우게 되는 점이 있다. 바로 ‘열심히 산다’는 것이다. 열심히의 정의가 다소 주관적일 수 있지만, ‘남들보다 시간을 더 들이고, 깊이 고민하며, 귀찮음을 행동으로 옮긴다’는 의미로 본다면 그들은 모두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사람들은 ‘열심히 산다’는 말을 들으면 보통 일을 먼저 떠올린다. 남들보다 조금 더 일찍 출근하거나, 업무를 완수하기 위해 시간을 더 들이거나, 세세한 디테일까지 꼼꼼히 챙기는 모습처럼 말이다. 하지만 ‘열심히’는 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사람을 만나는 자리나 남을 배려하는 태도에도 충분히 적용될 수 있는 개념이다.


최근 저녁 자리에서 내가 좋아하고 존경하는 두 상위 조직장을 만남으로 이어주는 자리를 주선한 적이 있다. 원래 알고 지내던 분들이었지만, 더 가까워지셨으면 하는 바람이 컸다. 그 자리에서 놀랐던 건, 각자가 각자의 방식으로 만남을 위해 기울인 노력이 남달랐다는 점이다.


한 분은 업계에서 꼭 읽어야 할, 최근 출간된 책을 정성스레 포장해 선물로 준비해 오셨다. 또 다른 분은 식당 예약부터 메뉴 주문, 즐거운 시간을 위한 사전 조사까지 세심히 챙겨왔다. 그리고 또 한 분은 대화를 자연스럽게 이끌기 위해 분위기를 다듬으려 애쓴 흔적이 보였다. 이런 장면을 목격하고 나면 나 역시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물밑에서 행해지는 사람들 각자의 노력 방식을 새삼 배우게 된다.


마태 효과의 의미는 받아들이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열심히’의 마태 효과가 존재한다면, 그것만큼은 세상을 이롭게 만드는 힘이라고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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