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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온 Jun 03. 2019

거울을 봐, 그게 네 미래야

SF로 보는 뉴미디어 콘텐츠 리뷰 - <블랙 미러>









 문화콘텐츠학도 시절, 콘텐츠는 물이고 기술은 그릇이라고 배웠다. 어디에서든 담길 수 있는 콘텐츠는 그릇에 따라서 다양한 형태를 띄지만, 결국 사람들에게 소구되며 문화를 이루는 촉매가 된다. 미래의 생활 형태는 기술의 발달로서 꾸려진 콘텐츠에 기반을 두어 만들어지는 것이다. 


SF영화 <투모로우>


 그래서 일찍이 사람들은 현 기술의 동태와 상상력을 사용해서 다양한 SF 콘텐츠를 만들어냈다. SF란 사이언스 픽션(Science Fiction)의 줄임말로, 과학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를 담은 매체들의 장르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는 "현재에는 없을 지라도 과학 기술 발달에 의해 인간의 인식이 닿을 수 있는 부분을 다루는 장르"로 분류하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많은 SF 콘텐츠들이 있지만 오늘은 그 중에서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일 핫한 영드, <블랙미러> 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까만 디스플레이 거울, 블랙미러



 '미디어는 시대를 비추는 거울' 이라는 말이 있다. 블랙미러가 말하는 미래 시대의 거울은, 전자기기를 껐을 때의 검은 디스플레이에 그것을 보는 사람의 얼굴이 비친다는 점에서 출발했다. 또, 어둡고 부정적인 면들을 보여주겠다는 메세지도 담겨있다. 블랙미러란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궁금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 제작자는 친절하게 블랙미러의 의미를 인터뷰를 통해 밝힌 바 있다. 





 만약 기술이 마약이나 마찬가지이고 사용되기도 마약 같이 사용되고 있다면 그에 따른 부작용은 무엇인가? 불안함과 즐거움 사이의 모호한 존재가 바로 블랙 미러다. 타이틀에 나오는 '검은 거울'은 모든 벽과 책상에 있고 모든 사람의 손바닥에 있다: 차갑고 번쩍거리는 텔레비전 화면, 모니터, 스마트폰이 바로 '검은 거울'이다.

- 가디언 지에 실린 찰리 브루커의 인터뷰




제작자 찰리 브루커와 쇼러너 애나벨 존스



 이처럼 블랙미러는 '미디어와 정보기술 발달의 부작용'이라는 주제를 심도있게 다루는 영국발 드라마다. 유명한 풍자 코미디언 찰리 브루커가 제작했으니, 당연히 콘텐츠 별 나타내는 풍자적 메세지 또한 짙다.


 찰리 브루커는 비현실적인 요소와 일관된 풍자적 비관주의를 바탕으로, 신랄하고 외설적이며 가끔 논쟁을 불러오는 유머를 구사하기로 유명하다. 이미 공포드라마 '데드 셋(Dead set)'의 작가로 활동한 적 있다.




 SF장르라고 해서 뜬금없이 외계인이 나오는 건 전혀 아니다. 블랙미러 내 에피소드에서 보여주는 생활 방식은 현재와 거의 같고, 근미래를 배경으로 기술에 대한 과장되지 않은 묘사와 그 기술 아래서 충분히 일어날 만한 상황에 대한 묘사가 특징이다.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VR 게임, 바이오 센서, IoT, 인공지능 로봇 등은 우리 실생활에서도 익숙히 들어봤을 만한 신기술들이다.


바이오 센서 칩과 HMD의 만남이라던가..
바이오 센서기술을 이식해 각막 자체가 디스플레이 화면이 된다던가 .. 

 

나의 사랑스러운 연인을 빅데이터 기반 로봇으로 만든다던가 ..


  기술 뿐만 아니라 블랙미러 내의 등장인물들도 대부분 일상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사람들이 주는 '좋아요'에 목 매는 여자라던가, 금쪽같은 내 새끼가 어떤 것을 보고 있을 지 감시하는 엄마라던가.. 미래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꼭 우리 주위에 있을 법한 사람들의 아주 솔직한 이야기다. 


오늘 최고의 커피를 먹었음! 해쉬태그 선팔맞팔좋아요 ~






웃지마, 네 얘기야



 블랙미러를 보고 있자면, 꼭 하나의 완성된 영화를 보고 있는 것 같다. 실제로도 영화 한 편 분량의 에피소드들도 꽤 많다. 블랙미러는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사람들의 불편한 본성을 자극하는 것이 큰 특징이다. 직설적인 사회풍자 메세지와 감각적인 영상연출은 덤이다. 그래서 매 시즌마다 찾아보지 않은 에피소드가 없다. 


 내가 블랙미러를 가장 좋아하는 이유는 단순히 '이런 기술도 있을 것 같지 않아?'라고 시작했던 드라마가, 어느샌가 기술의 진보에 따라 짙어지는 인간 본성에 대해 사유하게 하고, '너라면 어떻게 할래?'라는 질문을 던져 철학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신기술 SF에 관심있는 사람, 인간 철학에 관심있는 사람, 웰메이드 영화만 보는 사람들을 한번에 충족시킬 수 있는 영드라고 자신있게 소개하고 싶다. 






 기술 발전에 따른 우리의 그리 밝지만은 않은 미래..!

 이미 당신은 구미가 당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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