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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의별 Aug 11. 2022

늦장마


밤새

불꽃 없는 포화가

땅을 두드리다 그쳤다


포화되었다가

한꺼번에 쓸려나가는 것이

여름의 속성이라 하면

너무 가혹하지 않은가


매미가 울 시간조차

허락되지 않은 속도


시내는 우아하게 

흘러 고이지 못하고

단단한 것과 무른 것이

정신없이 뒤섞여


비가 멈춘 뒤의

어제와 오늘은

계절을 건너뛴 듯

낯설었다


더위가 시간을 잇고

여전히 물기가 피부에 맺히지만

쓸려내려간 것은

사람뿐만이 아닌가 보다


다가올 추위와 슬픔에

맞설 수 있도록

휩쓸려 내려온 이 자리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오늘의 당신은 슬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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