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어떤 것들이 사라졌는지
생각조차 하기 힘들게 빠르게 흘러가는 것이
청춘 이후의 시간인 것 같다.
창작뮤지컬 '어림없는 청춘'은 한때를 공유하며
꿈을 말하던 무리가 어느새 어른이 되어버린
얘기였다.
친구의 죽음으로
장례식장에서 다시 모인 이들은
대화가 통화기보다는 어딘지
계속 어긋난다.
누군가는 빈정대고 누군가는 과장하며
누군가는 애써 태연한 척 한다.
그때를 돌아보는 게 탐탁지 않은 건
각자 상처가 있고
그게 지금은 나눌 수 없는 게 되어버린 까닭이다.
시간 안에 눌러놓고 살던 이들은
그래도 잠시라도 고등학교 시절을 회상한다.
부모에 반항했던 순간, 스타를 꿈꾸던 열정,
포토그래퍼의 습관을 가졌던 유년기,
편의점 알바의 기억 등. 각자의 테두리 안에서
이들은 함께 연극을 중심으로 모였고
주인공과 작가, 주변인물의 롤을
정하던 과정에서 갈등을 빚었고
그 균열을 느낀 채 각자 어른이 되어갔다.
해결이 되진 않았으나
그래도 그때를 떠올리는 것만으로,
함께 오해의 사건을 용서하게 된다.
결국 무리 사이 갈등은 완전히
사라지진 않지만 시간에 용해되고,
그 남은 찌꺼기는 어느 순간
시간의 힘으로 이해받고 묻어두게 되는
장면들이 느껴졌다.
각 인물의 에피소드, 장례식과 연극을 중심으로
만남, 이별이 구성되고 연기의 장을 펼치며
배우들이 각자의 노래, 안무 실력들을 선사한다.
어림없는 청춘이란 역설적인 제목처럼
모든 게 불가능한 거 같지만
사실 무모하게 함께 뭉쳐서
영원할 것 같은 믿음을 공유했단 사실만으로
청춘이었다.
누구라도 각자의 청춘을 정의내리면
어떤 시기를 그리고 싶을까.
이 작품은
십대후반,
그때의 무리와
눌러두었던 순간, 사라졌지만
어딘가 남아있는 기억이었다.
코로나와 장마가 한창이던 팔월 초순
마스크를 쓰고 모두 질서정연하게
관람하던 대학로 극장 문화가 인상적이었던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