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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퀴리
불인정과 인정 사이, 내려 놓아 얻을 대상
by
레아
Mar 17. 2020
세기의 발견. 라듐 원소를 찾아내고
사회에 통용화한 마리퀴리.
라듐에 주목하는 화려한 인기를 자축할 틈도 없이,
또다른 효과를 얻기 위한 임상실험과
의심가는 부작용들을 섬세히 둘러보며 고뇌한다.
뮤지컬 '마리퀴리'는
과학자의 일대기를 다뤘으나,
누구라도 고민할 만한 소재로 확대된다.
자신이 지키고 발전시키고 싶어하는 대상.
좋아서 시작했는데 혹은 무심코 발을 들였는데
어느 순간 신념이 되어버린 것.
여러 가치로 관객의 입장에서 받아들일 수 있다.
누군가에게는 일의 영역일 수도 있고 학문일 수도 있고
맹목적으로 좇게 된 가치관이나 정신적인 것,
혹은 물질적 축적일 수도 있다.
어느 것을 추구하는 게 고귀한 것인지는
사람마다 다른 선택의 문제겠지만,
마리에게는 오로지 라듐을 둘러싼 실험이었다.
그것이 좀 더 복잡한 심경,
인정하고 싶지 않은 문제를 인정하기 전까진 그랬다.
차분히 실험일지를 적고
성과가 생기면 잠시 환호하고 다시 실험.
또 실험.
두시간 남짓 마리가 초대하는 공간을 들여다 보면
묵묵히 어떤 대상에 천착하는 인물 사이에서
갈 길을 잃었거나 일상의 피로에 지친 순간을
잠시나마 위로받을 수 있게 된다.
마리뿐 아니라 라듐에 인생을 바친 다른 이들에게서도.
특히 라듐의 속성이 결국 인체에 종양을 만들어내고
뼈와 치아 등에 심각한 부작용을 보였고
그로 인해 라듐 시계를 만들던 공장 직공들이
끔찍한 후유증을 않게 되었을 때
극 중 마리는 그 사실을 회피하지 않고 받아들인다.
자신의 발견이 초래한 비극을,
고집스레 변해버린 마리가 아닌,
파리로 과학을 위해 떠난 그 초심자의
마음처럼. 마리의 정신은
강했다
.
결자해지. 문제에 맞선다.
인물이 가장 아름다워 보일 수 있는 순간이란,
설령 의도하지 않은 과오일지라도
오롯이 그 잘못이나 슬픔을 받아들이고
깨달을 때가 아닐까.
후폭풍이 얼마나 거셀까.
그러함에도 자신의 상황을 냉정하게 직시한 것.
보통 사람 같진 않았으나
뮤지컬 마리퀴리는 그런 성과와 고뇌의
순간들을 공장, 실험실, 병원, 숙소, 집 등
마리가 오가는 공간 안에서 보여준다.
마리의 무던함과 상황 수용력에 눈길이 갔고,
아마도 그러한 매력이
마리를 마리이게 하는 힘으로
표현됐다.
그리고 그 주변에 존재하던
남편 피에르 퀴리와 친구 안느, 공장 사람들 등
그를 직접적으로 지원하던 이들이
뚝심있는 캐릭터로 스스로도 빛을 낼 수 있었던 건,
서로의 영향력 탓인지도...
가까운 사람은 서로 닮기 마련이고
비슷한 사람끼리 서로 끌어당겼을
테니
말이다.
한 사람의 생애를 짧은 시간에 들여다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뮤지컬 안에선 한 인물의 압축된 생애로
이권, 꿈, 사랑, 우정, 야망 등
서로 다른 것을 추구하면서도
맞물려 살아가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어떤 게 가장 지키고 싶은 대상인지는,
얻어가는 과정이 아니라
잃어가는 과정에서
볼 수 있었다.
과학자 마리는
남편의 희생과 친구의 믿음 안에서
결국 자신이 추구하던 대상을 놓지 않았다.
더 발전할 힘을 얻은 것.
그 에너지는
마리 주변의 사람들이 모아준 것이었고
,
결코 쉽사리 쓰러지지 않고
스스로를 바라보는 계기로 작용했다.
잃었으나 다가올 어떤 것들.
라듐이 전부였던 마리는 주변 자장에서
다시 증폭된 힘을 얻어 또 스스로를
피실험대상으로 삼을 실험을 남긴다.
인생의 전부를 마리는 라듐으로 압축, 밀봉!
위인전을 읽은 듯한 느낌은 강했으나
공연을 보고 나면
실제 마리의 삶. 주변 인물들의 사실관계가
궁금해지고
나의 라듐은 무엇이었던가, 질문해 보게 된다.
20 03 17 메모 스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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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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