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나 어른이나 이별은 힘들거든.
유튜브에서 개그맨 샘 해밍턴 아저씨의 귀여운 아이들인 윌리엄과 벤틀리의 영상을 보다가 눈물이 났다. 윌리엄이 자기 동생이 쪽쪽이를 끊는 것을 돕는 내용이었다. 쪽쪽이를 끊게 하려는 아빠와 찬장 안, 침대 밑 등 적극적으로 찾으려는 4살 벤틀리. 임시 방책으로 자기 엄지발가락도 물어보고, 형의 발가락도 물어보고 (그러고 보니 비슷하게 생기긴 했다.), 심지어 다른 아기가 물고 있는 쪽쪽이를 보고 눈이 반짝이며 다가가 그걸 뺏으려고 한다. 금단현상이 엄청나게 심한 것이다. 무엇을 끊는다는 것은 얼마나 힘든 일인가. 아이나 어른이나 마찬가지다.
전체 내용은 볼 수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아빠와 형제는 실내 암벽등반을 하러 가는데 윌리엄이 아빠에게 쪽쪽이를 챙겨달라고 말한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아빠 샘은 쪽쪽이를 암벽 위쪽에 걸어둔다. 벤틀리는 온 힘을 다해 암벽을 올라 쪽쪽이를 다시 쟁취(?)하게 된다. 이 드라마는 이제부터 클라이맥스로 전환된다. 쪽쪽이를 여기 가져올 생각을 어떻게 했냐는 아빠 샘의 말에 윌리엄은 대답한다.
아가가.. 이별을 잘 못했잖아.
그리고 덧붙인다. 아빠는 어른이라서 쪽쪽이를 끊는 그 마음을 몰라.
그리고 인터뷰 화면으로 전환이 되고 윌리엄은 특유의 개구쟁이의 얼굴로 아주 중요한 이야기를 한다.
“쪽쪽이 내가 끊어봐서 아는데 그거 진짜 힘들거든요. 마지막으로 물어봐야 안녕할 수 있어요. 진짜! “
형은 아가를 위해 이별식을 실행에 옮긴다. 어른은 관객이 될 수밖에 없는 아이들의 쪽쪽이 이별식. 우리는 멀리서 그 장면을 바라보면서 가슴 찡함을 느끼게 된다.
“아가야, 네 마음 다 알아. 너 이거 마지막으로 못 물었잖아. 너 이거 쪽 하고 싶었잖아. “
“ 맞아 “ 해맑은 얼굴로 동생은 대답한다.
“ 이거 딱 세 번만 물어. 딱 세 번이야. “
동생은 쪽쪽이 끊기 선배인 형의 가이드에 따라 한 번씩 쪽쪽이를 입 안으로 넣는다. 몇 초 후, 형은 쪽쪽이를 빼준다. 두 번을 물었다 빼고 드디어 마지막 순간이 다가왔다. 벤틀리는 미련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시간을 지체한다. 쪽쪽이를 빼려는 형의 손을 피하고, 형은 잠깐 기다린다.
잠시 후, 벤틀리가 스스로 쪽쪽이를 입에서 빼낸다. 그리고 그들은 마지막 이별 의식을 행하기 위해 쓰레기통 가까이로 다가간다. 윌리엄은 애정 가득하게, 동시에 단호하게 말한다.
아가야, 네가 버려야 해.
쓰레기통 옆에는 동생을 응원하는 형이 서있다. 아빠도, 나도 관객이 되어 이들을 바라본다.
툭, 잠깐 망설이던 벤틀리는 스스로 쪽쪽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 윌리엄은 머리를 쓰다듬으며
“아가 잘했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아빠는 박수를 친다. 나는 마음이 찡했다.
벤틀리는 스스로 버린 쪽쪽이에게 “빠빠이”라고 마지막 작별 인사를 했다. 밝은 목소리로.
나이가 들면서 만남과 이별에 익숙해질 법도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여전히 나도, 당신도, 우리 모두 알맞은 이별식이 필요하다.
진심으로 공감하는 마음.
적당한 거리에서 지지하고 응원하는 것.
그래서 결국에는 자신에게 적절한 이별식을 ‘스스로’ 하는 것.
그렇게 이별을 받아들이는 것.
https://youtu.be/4DpWLi8QXkg <-영상은 여기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