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 그러니까 60초, 이 짧은 시간 동안 인터넷상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까?
개인의 행동 패턴을 생각해보면, 흠, 아마 1분 동안 Spotify나 Apple Music에서 추천해주는 오늘 날씨에 딱 맞는 플레이리스트를 터치하여 실행할 수도 있을 것이고 아니면 어젯밤 온 예약 확인 요청 메일에 Hi, Yes, Thank you.라는 짧은 답장 메일을 한 통 쓸 수도 있을 것이다. 아니면 인스타그램 어플을 켜 검지 손가락으로 스크롤링하면서 새로 업데이트가 된 사진 수십 장을 볼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사진을 보는 중간중간 손가락을 톡톡 터치하면서 하트를 누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1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한 개인이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지만 그 스케일을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인터넷상의 활동으로 넓혀보면 어떨까? 그것을 인포그래픽으로 흥미롭게 표현한 @OfficiallyChadd와 @Lorilewis의 이미지를 참고하면 대략적으로 알 수 있다.
2019년, 1분 동안 인터넷에서 벌어지는 일들 (2019, This is what happens in an Internet Minute)을 보면 1분 동안 380만 명의 사람들이 구글링을 하고, 유튜브에서는 450만 개의 영상이 재생된다. 어디 그뿐인가, 39만 개의 어플이 다운로드되고 약 99만 달러가 온라인 쇼핑에서 소비된다. (내가 이 이미지를 3월에 보고 짧은 글을 적었으니, 10월 말이 된 지금은 분명 변화가 있을 것이다.)
우리는 하루 24시간 중 점점 많은 시간을 인터넷 환경에서 보내고, 전 세계적으로 인터넷 환경에 노출되는 인구도 많아지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행동 패턴을 살펴보는 건 꽤나 재미있고 의미 있다.
예를 들어, 카페에 가면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노트북이나 아이패드, 핸드폰을 보며 무엇인가를 하고 있다. 2018년에도 카페에 가면 사람들이 앉아서 커피를 마시며 인터넷을 하고 있었고, 2019년에도 마찬가지다. 겉으로 보기에는 동일한 광경이지만 스크린 속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작년과 비교해서 살펴보면 상당히 흥미로운 점 몇 가지를 발견할 수 있다.
우선, 라이브 스트리밍과 비디오 플랫폼 이용이 굉장히 많이 증가했다.
Youtube, Twitch도 작년과 비교하여 사용자가 증가하였고, 무엇보다 넷플릭스는 거의 2.5배 이상 콘텐츠 소비의 양이 많이 졌다. 또한 인터넷을 사용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도 많이 커진 것을 알 수 있다. 영화나 음악 등을 개인의 기기로 다운로드한 후 즐기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을 이용하여 원할 때, 원하는 콘텐츠를 바로바로 소비하는 플랫폼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이 보인다.
사용량의 엄청난 증가수를 보이는 인스타그램의 경우에도 '스토리'나 '라이브' 기능의 사용이 확대되고, 사진뿐만 아니라 영상 포스팅도 늘어나고 있다.
SNS를 살펴보면, 인스타그램은 엄청난 증가수를 보이고 틴더의 사용자 수도 상당히 많아졌다. 페이스북은 문제가 많다는 기사가 많았지만 그래도 조금 증가하였고 (내년에는 어떻게 될까?) 트위터는 작년과 비교하면 반토막이 아니라 사용자가 정말 많이 줄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0대들이 많이 사용한다는 스냅챗은 꾸준히 상승세였으나 디자인을 변경한 후 경쟁 어플들과 차이점이 없어지면서 사용자가 많이 줄었다고 한다..
검색하다, 라는 의미로 Googling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활용하는 구글 검색 사용자도 작년과 비교하여 크진 않지만 증가하였고, 이메일 사용도 조금 증가했는데, 한 기사에 의하면 오히려 업무를 할 때는 점점 이메일 사용이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코워킹 업무가 가능한 인터넷 플랫폼과 앱들이 점점 더 늘어나는 추세 때문이라고. 어쨌든 우리의 메일함에 쌓이는 이메일은 점점 더 늘어난다.. 스팸/광고 메일들이 쌓이면서...
또 한 가지 재밌는 것은, 스마트 스피커의 판매가 증가한다는 것과 온라인 쇼핑몰로 구입하는 금액은 계속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점점 더 직접 대면을 하지 않고 일상을 살아가는 것이 쉬운 환경이 되어가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확실히 영상 소비가 엄청나게 늘어나는 것이 보이고. (나 역시 마찬가지다.)
기발하고 재미있고 자극적인 콘텐츠들이 무궁무진하게 많을 뿐만 아니라 찾기도 쉽고 소비하기는 더 쉬운 요즘, 얼마 전 읽은 김영하 작가의 <보다> 속 '시간 도둑'이라는 글의 일부를 인용하며 마무리하고 싶다. 엄청난 속도로 돌아가는 이 인터넷 시대에서 마구잡이로 인터넷을 과소비하는 사람 대신 잘 사용하는 사람이 되자는 바람으로.
-현실은 좀 더 엄혹하다. 우리의 시간은 애플과 삼성이 만든 스마트폰이 공짜로 빼앗아간다. 게다가 돈도 우리가 낸다. 또한 그들이 만들어놓은 창을 통해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 서비스가 침투해 또 우리의 시간을 빼앗고 메시지가 오지 않는 시간에는 게임회사가 나타나 우리의 주의를 독점한다. 부자와 빈자 모두 스마트폰에 시간을 빼앗기지만 양상은 빈자에게 좀 더 불리하다. 시간을 돈으로 환산하는 감수성이 발달한 부자들은 점점 스마트폰에 들이는 시간을 아까워하기 시작했다.
-이제 가난한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자기 시간을 헌납하면서 돈까지 낸다. 비싼 스마트폰 값과 사용료를 지불해야 하는 것이다. 반면 부자들은 이들이 자발적으로 제공한 시간과 돈을 거둬들인다. 어떻게? 애플과 삼성 같은 글로벌 IT기업의 주식을 사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의 부자가 한국의 가난한 젊은이에게 직접 시간 쿠폰을 살 필요는 없다. 그들은 클릭 한 번으로 얼굴도 모르는 이들의 시간을 헐값으로 사들일 수 있다.
김영하 <보다>의 '시간 도둑' 중,
2020년에는 또 어떤 변화가 있을까?
참고 사이트:
VISUAL CAPITA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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