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영화관에서 말레이시아 영화관을 생각한다.

치앙마이, 별거 없는 일상이지만.

by 레아리

치앙마이에 있는 동안 영화관에서 영화 두 편을 관람했다.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와 얼마 전 개봉한 <덤보>. 님만해민에 위치한 Maya 쇼핑몰 안에 있는 SFX 시네마를 갔고 내게는 첫 번째 태국 영화관 경험이었다.


치앙마이에 오기 전 말레이시아에서 오래 있었던 까닭인지 몇 가지 다른 점들이 눈에 들어왔다.

각 나라의 인종, 정치, 종교의 영향을 영화에서도 어느 정도 느낄 수 있다.

유의사항: 굉장히 얕은 관찰이므로 간단하게 남겨봅니다..


1. 개봉 영화

태국영화는 대부분 공포영화이고 나머지는 거의 번쩍번쩍한 유명 헐리우드 영화.


말레이시아는 인도영화, 중국 영화도 꽤 있는 편이고 한국 영화도 종종 개봉한다.


2. 영화관 매너

말레이시아 사람들에 비해서 태국 사람들을 영화관 매너는 조금 더 좋은 편.

말레이시아에서는 핸드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영화가 시작하고 들어오는 사람들도 많았고.


3. 영화표

말레이시아 영화표는 정말 싸다.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한화 4천원 이하로 내고 본 것 같다.


태국 영화표는 6천 원 정도였다. (심야영화는 낮에 비해 저렴해진다.)


4. 자막

말레이시아에서 영어로 된 영화를 보면 자막 두 개가 밑에 뜬다. (중국어, 말레이어)
만약에 발리우드를 보게 되면 자막 세 개가 밑에 뜬다. (영어, 중국어, 말레이어)


태국은 한국과 비슷하다. 외국어가 나오는 영화에는 태국어 자막.
같은 영화라도 더빙된 영화와 자막으로 나오는 영화가 있으니 확인이 필요하다.


5. 영화 시작 전 광고

일단, 태국과 말레이시아 모두 상당히 긴 시간을 광고와 예고편에 할애한다. 거의 20-30분은 되는 듯.
하지만 재밌게도 영화관에서 광고하는 제품은 차이가 보였다.
물론! 광고의 특성상 론칭과 캠페인 시기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가볍게 살펴보자면,


말레이시아는 (내가 일했던 2017,2018년, 2019년 초 기준. 지금은 달라졌을 수도 있겠지만) 전자제품이 메인이다. 더 구체적으로 노트북과 핸드폰 광고가 메인으로 노출된다. 2017. 18년 기준으로는 항상 삼성 플래그십 핸드폰 광고가 제일 마지막으로 나온 후 조명이 꺼지고 영화가 시작되었다.


반면 태국에는 자동차 광고가 주력인 듯 보였다.


6. 19금 장면들

태국은 19금 장면이 있는 영화를 안 봐서 모르겠지만, 아마.... 너그러울 것 같다. (넷플릭스에 있는 태국 영화들 포스터만 봐도 흠..)


하지만 말레이시아는 무슬림 국가답게 엄청 영화를 자른다. 폭력 씬도 자르지만, 남녀가 무언가를 하거나 여성의 노출 같은 건 개봉 전에 자르거나, 영화 상영 도중 검은색 모자이크가 불쑥 튀어나올 때도 있다.

어느 날 인도 영화를 보고 있는데 주인공들이 입맞춤하는 장면 바로 직전 갑자기 훌쩍 다음 장면으로 넘어간 경우도 있었다.


7. (태국만 해당하는) 영화 시작 전, 국왕에게 예 갖추기

태국에서는 광고가 끝난 후 경건한 음악이 쫙 울려 퍼지며 화면이 핑크색으로 변하면 내국인/외국인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야 한다. 국왕의 어린 시절부터 군인이었던 시절, 그리고 국왕이 된 모습까지 쫙 보여주며 노래가 흘러나온다. (흑백 사진 느낌에 국왕의 모습만 컬러로 보여진다.)
그 단계가 끝나면 다들 자리에 앉고, 관람 중 유의 사항이 상영된다. 그 후 영화가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여행을 하면서 영화관을 한 번쯤 가보는 것도 작은 추억이 될 수 있다.
그 나라의 대중문화와 그것을 즐기는 사람들을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고,
생각보다 관찰하는 재미가 있다. 영화를 못 알아들으면 뭐, 시원한 곳에서 잠깐 졸다가 와도 좋고........

(말레이시아에서 '아쿠아맨' 보면서 바닷속 전투 장면만 나오면 스르르 눈이 감기던 그 날이 생각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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