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별거 없는 일상이지만.
나는 지금 JJ마켓이라 불리는 징자이 일요일 마켓 입구 자리한 트레일러 카페의 제일 앞쪽에 있는 테이블에 앉아서 아이스 모카를 마시며 이 글을 쓰고 있다.
단순하기 짝이 없는 중생에 관한 이야기를.
어젯밤 K는 내게 내일은 일요일이니 오전에만 열리는 JJ마켓에 한번 가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무슨 혼자서 모닝 마켓이야, 귀찮은데 늦잠이나 자야지.." 했는데 막상 침대에 눕고 보니 그래 뭐 한번 가보자, 별거 없으면 택시 타고 돌아오면 되지- 하며 알람을 맞추고 있었다.
9시 10분쯤에 도착했는데도 주차장은 이미 만원이고 사람들로 가득하다.
매주 일요일 저녁마다 올드시티에서 열리는 선데이 마켓에는 대부분 외국인 관광객인데 비해 이 곳에는 현지인과 외국인이 함께 즐기고 있었다. 그 말은 즉, 음식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옷, 에코백, 디자인 제품, 빈티지 제품뿐만 아니라 커피를 비롯한 먹거리도 아주 많다. 그리고 식재료와 과일도 많고 저렴했다. 오가닉 과일과 채소들을 따로 파는 코너도 있고 마켓 곳곳에서는 라이브 공연도 열리고 있었다.
일요일 오전의 풍경. 북적북적하면서도 따뜻하다.
나는 이리저리 둘러보다 삼겹살 튀김 한 그릇 먹고 걸어 다니며 구경을 했다.
그리고 커피 한잔을 마시며 바로 앞에서 들려오는 기타와 노래를 감상하며 이틀 전부터 읽기 시작한 오지은의 <익숙한 새벽 세시>도 다 읽었다. 우울함과 차분함 속에서 사람들과 스스로에 대해 생각하고 바라보고 반성하고 인정하고 사랑하는 이야기.
어쩜 이리도 내 마음과도 비슷할까. 하긴, 모든 사람들은 마음속에 크고 작은 자신만의 우울함과 행복을 안고 살고 있는 거겠지. 잔잔하면서도 좋은 책이었다.
사람의 마음이 이렇게 단순하다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란다.
귀찮음에 사로잡히다가 또 마음을 다잡기도 하고,
생각지도 못한 것에 금세 기분 좋아지고,
좋은 음악을 듣고 책을 읽으면 행복하고 그렇다.
노래 부르는 청년이 작은 목소리로 태국어로 뭐라고 이야기를 한다.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말미에 들리는 “컵쿤 캅, 감사합니다”를 듣고 아, 노래 세션이 다 끝났음을 알아차렸다.
고맙지만 부끄러워서 작게 박수를 치다가 그 청년과 눈이 마주쳤고 서로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이렇게 치앙마이에서의 마지막 일요일의 오전이 흘러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