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교복에 관한 다섯 가지 이야기

얕은 관찰과 얕은 검색을 바탕으로 적어보는 짧은 글.

by 레아리

(2019년 3월 12일에 쓴 글)

998677475C867ECF2A 사진 출처: 위키피디아

태국을 여행하다 보면 교복을 입고 무리 지어 돌아다니는 학생들을 자주 볼 수 있다.

2주 전 어느 날, Central Festival Chiang mai 쇼핑몰에 갔을 때의 일이다. 일요일인데도 불구하고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많이 보였다. 나도 중고등학생 때 교복을 입기는 했으나, 일요일에도 교복을 입는다는 것이 꽤 신기하게 느껴졌고, 호기심이 생겨 구글링을 하였다. 아쉽게도 "일요일에 왜 타이 학생들이 교복을 입나요?"에 관한 답변은 찾을 수가 없었다. (아마 쇼핑몰 주변에 있는 학교에서 어떤 행사가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검색을 하며 알게 된 다섯 가지의 흥미로운 사실을 소개해보려 한다.


첫 번째 이야기: 대학생들도 교복을 입는다.

(나 때는....이라는 단서가 붙겠지만) 한국에서는 사립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닐 때 교복을 입는다. 그래서 중고등학생 때는 소풍날을 유난히 기다리는 학생들이 많았다. 소풍이나 수학여행을 가는 날, 사복으로 차려입고 한껏 자신의 취향을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학생이 되어 마침내 완전히 교복을 졸업했을 때, 나를 포함한 몇몇 친구들은 교복 입던 그 시절을 그리워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지갑 사정이 얇은 대학생 때는 더더욱 그랬다. 옷을 사도 사도 입을 옷이 없는 옷장의 신비.... 아침마다 학교 갈 때 뭐 입지..? 를 고민하곤 했다.

하지만 태국에서는 대학생들도 교복을 입는다. 법으로 <모든 학생은 교복을 입어야 한다>고 지정되어 있다고 한다.


두 번째 이야기: 대체로 태국 학생들은 교복 입는 것을 꽤 좋아하는 편이다.

나는 남녀공학 중학교와 여고를 다녔다. 그리고 대부분의 학생들은 교복 입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아니, 그것보다 "예쁜 교복"의 기준이 있었던 것 같다. OO학교의 교복은 색깔이 이래서 예뻐, XX학교의 교복은 체육복 색이 노란색이래. 이상해. 같은 말들이 있었다.

하지만 교복을 바꿀 수 없으니, 정형화된 교복을 유행에 맞춰 조금씩 변형시켜 입곤 했다. (내가 중학생일 때는 치마나 바지를 작게 줄이는 것이 유행이었고, 고등학생 때는 엄청나게 크게 입고 다니는 것이 유행이었다.. 갑자기 새록새록 떠오른다.)
다시 태국 학생들의 이야기로 돌아가서, 내가 읽은 기사에 따르면 대다수의 학생들은 교복 입는 것을 꽤 좋아하고 본인이 다니는 학교에 대한 자긍심이 강하다고 한다.


세 번째 이야기: Big C나 Tesco Lotus와 같은 대형 마켓에서도 교복 구매가 가능하다.

구글에서 '교복 브랜드'를 쳐보니 바로 나오는 연관 검색어들이 교복 브랜드 비교 / 교복 브랜드 추천 / 교복 브랜드 순위 / 교복 브랜드 가격이 나왔다. 돌이켜보면 엘리트, 아이비클럽 등 몇 개의 굵직한 브랜드에서 근처 학군의 교복들을 팔았던 것 같다. 태국에서도 교복을 마케팅과 더불어 판매하는 브랜드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큰 마켓에서도 쉽게 교복 구매가 가능하다고 한다.


네 번째 이야기: 교복의 타입과 색깔은 대체로 통일되어 있다.

학교마다 넥타이, 치마, 바지, 재킷 등의 색상이 다양한 한국과 달리 태국은 대체적으로 교복의 타입과 색깔이 통일되어 있다고 한다.
공립학교를 기준으로 보통 왼쪽 가슴에 주머니가 있는 흰색 셔츠에 남학생들은 반바지를 입는다. 일반적으로 반바지는 카키색, 검은색, 혹은 파란색이고 검은색, 갈색 벨트를 함께 착용한다. 여학생들 역시 흰색 셔츠와 남색 스커트에 흰색 양말을 신고 검은색 신발을 착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대학생들만 긴 바지를 입는다는 것!


다섯 번째 이야기: 교복값이 굉장히 저렴하다.

셔츠나 스커트, 반바지 하나에 만원을 넘지 않는다. 바지나 치마가 거의 10만 원, 조끼와 셔츠가 각각 5만 원에 육박하는 한국과 비교해서는 정말 훨~씬 저렴하다. (게다가 동계에 있는 재킷은 10만 원이 훌쩍 넘는다.) 심지어 2015년 기사를 보니, 리테일러를 대상으로 교복 값을 체크하고 금액을 올리면 10,000밧까지 벌금형을 내렸다고 한다. 태국 사람들은 "Uniform promote social equality among students. (교복은 학생들이 사회적으로 평등하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단다. 그래서 교복값이 저렴할 뿐만 아니라 학생들도 스스로 교복을 깨끗하게 입으려고 노력한다고 한다.



나도 교복을 입고 6년 동안 학교를 다닌 학생이었다. 하지만 교복을 입고 다닌 시간보다 그렇지 않은 시간이 더 많은 지금,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교복 라이프를 이렇게 적어보니 꽤 기분이 새롭다. 유난히 낮 거리에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많은 나라, 태국. (한국은 아마도 어두운 밤에 야자를 마친 교복 입은 학생들이 많지 않을까.) 사실은 교복 입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워낙 어렸을 때부터 교복을 입었기 때문에 그것이 당연시되었을지도 모르겠다,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빈부격차가 굉징히 심한 태국에서 적어도 학생들의 옷차림에 차별화를 두지 않는 강한 정책은 어찌 보면 패션을 통한 개성 표출(?)보다 조금 더 무게감이 있지 않나, 라는 생각이다.


내가 사는 숙소 근처에 작은 로컬 쇼핑몰이 있다.
주말이 되면 그곳에는 작은 야시장이 열리는데, 그곳을 걸으며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다 보면 기타 소리와 청아한 노랫소리를 들을 수 있다. 아담한 무대에서 교복 입은 남학생 둘이 기타와 드럼을 치고, 교복 입은 여학생 한 명이 노래를 부른다. 교복 입은 학생 밴드가 여기에 있다. 단정하게 차려입고 사람들 앞에서 즐겁게 노래를 부르는 그 모습에서 개성을 본다.

문득 바뀐 한국의 교복 문화가 궁금해진다. (혹시나 달라졌다면 말이다.)



내용 참고:

1. School uniforms in Thailand - Wikipedia

2. Back to School in Thailand and School Uniforms - Daily Photo - Tasty Thailand

3. 교복 가격 또 논란… 거품 더 빼야 VS 다 뺐다

4.Thai Retailers Face up to Bt10,000 Fine if Caught Raising School Uniform Pri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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