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는 오지 전문 외노자들
내가 남아공 조벅에서 일하던 그때는 회사 동료이자 룸메였고 지금은 오랜 친구가 된 A가 있다.
내가 출근하는 시간은 A의 퇴근 후 잠드는 시간,
내가 퇴근하는 시간은 A가 출근 준비를 한다. 지구 반대편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 날 나는 출근 전 매일 가는 카페에서,
A는 퇴근 후 집에서 통화를 한 날이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서로가 서로를 응원하고 이해하는 것.
함께 공유하는 용감했던 그 시절의 이야기를 아주 가끔씩 들여다보는 것.
이제는 마치 타인처럼 느껴질 정도로 생경한, 겁 없던 그때의 우리 모습이 축축하게 젖어서 찢어질 것 같을 때, 꺼내서 말려주는 것.
그리고 현재를 무탈하고 안녕하게 살아가는 것.
이것들이 지구 반대편에서 일상의 똬리를 틀고 살고 있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