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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린인 Jul 10. 2018

벤츠 5tardium: 브랜드 페스티벌과 고객경험

벤츠.. 너답지않게 왜그랬어

'나 빼고 다 갔어..'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참 흥이 많다. 6월 즈음에는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이나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이 SNS의 뉴스피드를 장식한다. 엄지를 움직이며 조용히 이런 생각이 난다 '나빼고 다 다녀온 것 같다.'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UMF, 일명 움프)이 한국에서 처음 열렸을 때 방문했는데, 전국 끼쟁이들이 다 모여있는 듯했다. 현대카드, BC카드, BMW 등 어쩌면 어느 나라보다 노래와 춤을 좋아하니만큼 브랜드와 관련된 문화 행사도 많은 듯하다. 물론 거기에 자신을 표현하는 SNS 이용자 속성이 불을 지폈을 테고.
 매해 울트라코리아를 후원해오던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올해 현대자동차의 자회사인 '현대 모터 스튜디오'에게 공식 스폰서 자리를 내어주고, 국제 EDM 페스티벌 5tardium의 메인 스폰서가 되었다. 날씨가 너무 좋았던 7월 7일 토요일. 하이네켄 페스티벌로 불렸지만, 올해부터 벤츠코리아가 후원을 하면서 벤츠 페스티벌로 이야기되었던 5tardium에 다녀왔다. 오늘은 브랜드 페스티벌과 고객 경험에 대해 몇 자 적어보려고 한다.
날이 좋다.


나에게 메르세데스-벤츠는 Top of Mind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꽤나 좋아하는 브랜드였는데, 이번 페스티벌은 급했다.. 너무 급했다..  물론 나도 행사를 많이 진행해보면서 참석자 한 명, Customer Journey를 정하는 것이 쉽지 않고, 여간 손이 많이 가는 일이라는 것은 잘 이해하고 있다. 다만, 나 또한 해봤기에 나라면 이렇게 진행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GrowUp Drive Mercedes-Benz

가장 눈에 띈 #GrowUp이라는 커뮤니케이션 슬로건. 벤츠는 2017년 글로벌 캠페인으로 #GrowUp으로 커뮤니케이션하고 있는데. '벤츠가 무엇이라고 좋은 삶을 논하냐'라는 반발도 있었다. 하지만 나의 느낌은 각 메시지에 자동차 라인업을 연령대로 표현하고 있고, '과거와 다른 인생의 중요한 기로에서 벤츠와 함께 Grow Up 하라는' 연상이 들어서 인상 깊었다. 자동차만큼 안정적인 커뮤니케이션 하는 산업군도 드문데, 나에게는 도전적으로 느껴졌다. 스타디움을 둘러싼 전광판을 보는 재미도 쏠쏠

우리 모두가 조현우가 될 순 없었다..
Grow Up 메세지 체계

브랜드를 느낄 수 있는 곳은 골키퍼가 되어 몸을 날르는 순간을 포착하는 미니 체험이 있었다. #GrowUp은 좋았으나 우리 모두 조현우가 될 순 없었어.. (숙연)

Mercedes-Benz 글로벌 캠페인 #GrowUp


엄.. 그런데 벤츠는 어디에 있나요?

'추후 공지'로 되어있던 초록 창의 메인 안내가 하루 전 잠실 종합운동장으로 바뀌었다. 실망스러운 마음을 다잡고 잠실로 향했다. 사실 날씨가 기분이 좋았다. 도착했다. 맨 처음 보였던 #GrowUp 외에는 벤츠가 없다. 행사 안내를 받았던 pre-launch의 순간부터, 도착해서 느낀 고객 경험의 하나하나에서 벤츠가 없었다. 벤츠의 자동차가 없다는 의미가 아니라 벤츠의 색이 없다. 벤츠 느낌이 전혀 나지 않았다. 나에게 벤츠는.. 드림카까지는 아니지만, 선망의 브랜드 었는데.. 잘되라는 마음으로 몇 자 끄적여 본다.


(1) 미비한 페스티벌 안내

당최 정확한 장소는 물론이거니와 라인업도 찾아보기 어려웠던 와중 문자를 받았다. 다짜고짜 시작된 문자는 <제목 없음>으로 날 놀라게 하고 내용으로 등골이 서늘하게했다 '행사장 내 물품보관소와 음식은 모두 퀸스 스마일 시스템을 통해서만 구입 가능하십니다~' 어디서 진행된다는 것인지 누가 보낸 것인지에 대한 언급 일절 없었다. (만약 담당자의 실수였다면 사색이 되었을게 분명했다.. 그래 초안이었을 거야..)


심지어 장소 공지도 하루 전날 검색해서 알게 됐다. 지금 주 경기장이 공사 중이라서인지 의도적으로 공지를 늦게 했을 수도 있다.


(2) 입구부터 즐비한 푸드트럭

내가 담당자라면 안내를 통해 (1) 신청 완료 (2) 당일 일정 안내 (3) and then 푸드 구매 공지를 했을 텐데, 문자의 내용은 오로지 '푸드 구매'였다. 아니.. 여기 지금 여의도 도깨비시장 아니잖아요~ 먹방 아니잖아요~ 설상가상 심지어 보내준 링크는 들어가지 지도 않아서 오픈 채팅에 참여해 얻어낸 링크로 살펴볼 수 있었다.


아무리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한들. 음식 종류가 너무 많고 그곳에 모여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EDM하나 더 들어도 모자랄 시간에, 소리도 잘 들리지 않는 차가운 콘크리트에서 옹기종기 앉아 김치말이 국수를 먹고 피자를 먹는 모습이.. 여기가 지금 한강 공원인지 벤츠 페스티벌인지 구분이 안 갔다. 요식업계의 미다스 손 백종원은 사람들이 음식 맛을 느끼기를 방해한다는 이유로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에 절대 TV를 놓지 않는 것이 철칙이라고 한다.


(3) 바이럴이 없어 떼창도 없네

글로벌 EDM행사인 5tardium에서 벤츠코리아가 공식 스폰서가 되면서 하이네켄 페스티벌이 벤츠 페스티벌로 바뀌었지만, 그 흔한 라인업 콘텐츠라든지, 페스티벌 관련 콘텐츠가 현저히 적었다.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보통의 내용은 '이제 벤츠가 해!' 정도. 페스티벌과 같은 문화 행사는 블로그나 유튜브 혹은 페이스북과 같은 SNS로 전달되는 구전효과가 상당한데 하이네켄 관련 콘텐츠는 많았지만 2018 내용을 찾는 게 더 어려웠다. 마케팅비가 부족하고 매체비가 적어서인지 어떤 이유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떼창 문화를 이끄는 '000 라인업'이라는 주효 콘텐츠가 없어서인지. 그 어느 곳 보다 떼창이 적었다. 떼창=DJ 한국 방문의 이유=페스티벌 홍보로 이어질 텐데 떼창부터 없어서 이게 참..


(4) 볼륨 좀 올려주세요. 비트 좀 주세요.

무대 바로 근처에 서있지 않고서는 음향이 잘 느껴지지 않았다. 하이네켄 페스티벌에 늘 있었던 5개 무대, 5개의 서라운드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장소 자체가 돔 형태가 아니라 소리가 밖으로 퍼지는 경향이 있긴 했을 테지만, 벤츠만의 음향시스템을 넣어서 (가령 차량에 내재된 동일한 스피커를 혹은 동일한 굴절 방식을 활용한다든가) 정말 잠실을 빵빵하게 채웠더라면 좋았을 텐데. 프로야구 소리가 더 컸을지도(?) 그래도 가장 좋았던 건 갑자기 화염이 화악! 하고 올라올 때는 심장이 두근. 거리면서 분위기를 최고조로 이끌었다.. 근데 비트 좀 올려주세요.

(5)이외 오퍼레이션 관련

티켓 수령 시 사전 파악이 어려웠는지 네이버 페이에만 줄이 그렇게 길었다. 미리 구역을 더 만들었으면 음악을 못 들으며 기다리는 사람이 없었을 텐데. 이외에도 자몽 보드카를 주문하니 옆에 떡하니 놓인 데미소다, 벤츠와 거리가 멀었던 운영 인원들, 무대가 보일지 의심되는 보는 내가 다 미안한 덩그러니 놓여있는 VIP 좌석 등이 아쉬웠다.


난 왜 늘 스테이지 뒤가 더 궁금할까? 둔두커플 뒤에는 엄청난 장인정신이 숨어있었다.

사실 자동차 브랜드에서 술과 함께하는 '페스티벌 혹은 유흥'을 스폰 하기에는 득 보단 실이 많았을지도 모른다. 술이 자동차 혹은 운전과 연상되며 부정 연상을 이끌게 될 수도 있고, 브랜드 자체가 윤리의식은 저버린 브랜드로 비칠 수도 있다. 하지만 벤츠코리아가 페스티벌에서 그들 자체를 표현한 #GrowUp에 처럼 페스티벌 자체는 물론 행사 운영까지도 모두 Grow Up 되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벤츠니까-.


행사라는 게 도미노처럼 한 번에 완성된다면 최고의 희열을 주지만, 그렇지 않을 때에는 뭉쳐버린 실 뭉텅이처럼 풀리지 않은 때가 있다는 것 너무 이해한다. 아쉬운 마음에 주저리주저리 여러 개를 쓰긴 했지만, 또 그런 마음에 또 주저리주저리 여러 말을 썼다.



하지만..


위에 이런 아쉬움이 있었음에도 불구...

나는 익룡 소리를 내며 페스티벌을 즐겼다. (머쓱)

화염도 좋고 폭죽도 좋았다. (머쓱)

목마도 탔다(머쓱)

좋았어.. 더.. 더!!


여담으로 같은 퀄리티의 페스티벌을 기아자동차가 했었으면 어땠을까 한다. 기아자동차 브랜드 아이덴티티도 'A Different Beat'이고 스피커 좋기로 유명하고, 2030 대상 이미지 개선도 시급하고.. 첫 사람을 이끌 때 조금 어려움은 있겠지만, 기아자동차 폰트 사용하지 않고 (ㅎㅎ) 오히려 미니멀리즘으로 표현했어도 좋았을 듯 한 느낌?


최고 수혜자는 자메이카 라거 브랜드 레드 스트라이프(Red Stripe)

벤츠의 5tardium 최고의 수혜자는 바로 라거 맥주 브랜드 레드 스트라이프(Red Stripe)

페스티벌에서 맥주는 단 한 종류밖에 팔지 않았다. 자메이카 라거 브랜드 레드 스트라이프(Red Stripe)인데, 줄이 엄청 길었다. 다른 곳에서는 보드카와 예거밤 종류만 있었다. 레드 스트라이프를 구매하면 빨간 스티커를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었는데 슈프림(Supreme)과 버드와이저(Budwiser)처럼 시선을 끌어서 멋스러웠다.


페스티벌 끝나고 근처 김치찌개 집에서 회포를 풀었는데, 거기 앉아있는 반이상이 저 스티커를 몸에 붙이고 있었다. 갈증을 해소시켜준 유일한 주류였기에 다음 번에 어느 곳에서 보더라도 더욱 반가울 것 같다.



내가 정의한 브랜드 페스티벌과 고객경험

(1) 가장 중요한 주최자의 결, 브랜드 페르소나

(2) 오히려 과감히 덜어내는 용기

(3) 타겟과 행사 취지에 맞는 온라인 마케팅 활동

(4) 치밀한 안내와 공지

(5) 선택한 것에 대한 디테일, 디테일, 디테일




학부시절 괴짜 교수가 했던 말이 종종 떠오른다.

'신은 어디에 있다? 신은 디테일에 있다. (눈썹을 한껏 치켜올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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