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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이롭게] #1

자원봉사를 시작하고 싶은 A 씨의 고민

by 다시

25년간 다니던 직장을 퇴직한 A 씨는, 최근 자원봉사를 시작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직장생활만 하면서 바쁘게 지냈으니, 퇴직 후에는 타인과 세상을 돌보고 싶었다. 마침 집 가까운 곳에 종합복지관이 있어, A 씨는 복지관 홈페이지에 접속해보았다. ‘자원봉사’ 카테고리를 클릭하니, 어르신 물품 배달 및 말벗 서비스, 전문 상담, 각종 행사 지원, 스마트기기 활용 교육 등 다양한 자원봉사 내용이 눈에 띄었다. 봉사 신청을 위해 담당자에게 전화를 했다.


“지금 코로나로 대부분의 자원봉사 프로그램이 운영되지 않고 있어서요. 자원봉사할 곳을 찾고 계시면, 1365 자원봉사 포털에 들어가 보시면 어때요?”


A 씨는 1365 자원봉사 포털(www.1365.go.kr)에 접속했다. ‘봉사 참여’ 카테고리를 클릭하니 복지관의 물품 배달, 도서관의 자료 입력, 행사 운영보조, 코로나 백신 안내 등 다양한 활동이 보인다.


Screen Shot 2022-02-25 at 5.43.47 PM.png 행정안전부가 운영하는 1365 자원봉사 포털(www.1365.go.kr) 메인 페이지


그중 한 게시글을 클릭했다.


“지원 자격 : 대학생, 유의 사항 : 자원봉사시간 2시간 인정, 교육시간 미준수시에는 봉사시간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또 다른 게시글을 클릭했다.


“6개월 이상 활동, 90% 이상 출석 시 우수봉사자 추천서 발급 가능.”


‘대학생도 아니고, 자원봉사시간이나 추천서가 필요하지도 않은데, 내가 껴도 되는 자리가 맞나?’ A 씨는 맥이 빠졌다. 퇴직한 지금이 봉사하기 가장 좋은 때라고 여겼지만, 자신과 같은 상황에서 어떻게 봉사 정보를 찾아야 하는지 막막해졌다.


행정안전부의 <2020 자원봉사활동 실태조사 및 자원봉사활동 기본법 개정 연구>에 따르면, 자원봉사에 참여하지 못하는 이유 1위는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서’(45.7%), 2위는 ‘어떻게 참여하는지 몰라서’(14.8%)다. 중년층에 한정할 경우, ‘어떻게 참여하는지 몰라서’의 응답률은 더 높아질 것이다. 일이나 자녀양육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시간적 여유는 있으나, 접근할 수 있는 정보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베이비부머, 신중년 세대를 위한 자원봉사 프로그램에 정책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나, 막상 당사자는 이러한 프로그램을 알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자원봉사활동 기본법 제3조에서는 자원봉사를 ‘개인 또는 단체가 지역사회ㆍ국가 및 인류사회를 위하여 대가 없이 자발적으로 시간과 노력을 제공하는 행위’로 정의하고 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자원봉사의 개념에 ‘이웃 돕기’ 등의 비공식적 부문을 포함해, 자원봉사를 ‘공익적 이슈 해결 혹은 가족·친지가 아닌 다른 이를 위해 하는 (helping others) 활동 또는 일’이라고 정의한다.


이러한 개념에 따르면, 자원봉사에는 종교단체나 사회복지기관에서 노력 봉사를 하는 것은 물론, 일상 속에서 가까운 이웃을 돕는 것도 포함 된다.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비영리조직이나 사회적 경제, 마을기업 등의 다양한 풀뿌리 조직에서 활동하는 것도 포함된다. ‘지역사회ㆍ국가 및 인류사회를 위하여’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쓰고 싶다면, 그 방법과 절차는 무궁무진하다.


본 시리즈 글에서는 사회에 공헌하고 싶은 신중년이 자원봉사에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다루고자 한다. 자원봉사 플랫폼에서 원하는 봉사 정보를 찾는 법, 비영리조직을 통해 사회문제 해결에 참여하는 법, 지역 공동체에서 활동하는 법, 교육/멘토링/유기견/장애 등 관심 분야에서의 봉사를 시작하는 법, 정부가 지원하는 사회공헌 일자리에 참여하는 법 등이다. 마음은 있으나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봉사 초보자’에게 유익한 가이드가 되기를 바라며.


이슬기.PNG 다시뉴스 필진 이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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