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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써니 Jan 03. 2024

하지 않으니 알게 된 것들.

글쓰기와 책 읽기

책을 읽으면 인생이 달라져요.

반신반의했다.


뭐가 달라진다는 거지?


하지만 딱히 할 게 없었던 지라, 무작정 책을 읽어댔다.

책을 받고 서평을 남기는 조건으로 책을 신청하는 네이버 카페와 예스 24 같은 서점 플랫폼에 서평단으로 신청해 책을 무식하게 읽어 갔다.


책을 받고 서평을 올리는 기간은 약 2주간이었다. 책을 배송받는 시간까지 합쳐 넉넉히 준 것이었으니, 사실상 거의 책을 대출하는 기간과 같았다. 그 기간에 책 한 권 읽는 게 뭐 그리 대수냐 싶었다.


책 종류는 다양하게 골랐다.

관심 있는 IT와 인문학, 정보, 마케팅, 어린이, 청소년 등 종류도 많았다.

올라오는 책들을 선택할 수 있는 가짓 수도 적었지만,

세상에 그렇게 많은 책들이 동시에 발간되는 것도 신기했다.


그렇게 1년을 보낸 어느 날,

이게 뭔 짓인가 싶었다.  

기계적으로 읽고 감상을 남기는데

그 과정에는 뭔가 깨달음이 없었다.


읽고 나서는 다시 읽어 보지 않을 책들도 있었다.

지금은 벽 한편에 오롯이 쌓여 있다.


거의 정보 위주로 책을 신청했다가 소설책 한 권을 신청했다.

그런데 이 책은 정말 읽기 어려웠다.


남들은 소설책이 더 쉽게 읽힌다던데,

이 책은 추리소설이라 그런가 빨리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결국 그 책을 끝으로 서평활동을 하지 않게 되었다.


22년을 마지막으로 서평활동을 끝내게 되었다.



그렇게 작년에는 책을 거의 읽지 않았다.

마침, 23년에는 너무 많은 일들이 일어나 잠자는 시간 이외엔 바쁜 일상을 보냈다.


계약직인데, 근무 시간이 들쑥날쑥거리는... 갑자기 초과근무 달고 나와야 하고, 퇴근시간이 미뤄지는 등 하루하루가 롤러코스 터였어서 주말이면 평일의 긴장이 풀어져 하루는 잠을 잤다. 일요일에 겨우 정신 차리고 집안일과 아이들을 챙기고 다시 월요일은 맞는 식이었다.


아이들도 질풍노도의 사춘기라 나는 애들에게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

집에 오면 애들에, 집안일에, 정신없었던 한 해를 보내고 나니

2023년은 정말 책을 읽지 않은 한 해가 되었다.


하지만, 곧바로 깨달았다.

책을 읽지 않고, 글을 쓰지 않으니

내 일상은 더욱 바빠졌다는 것.


시간을 내어

책을 읽고 글을 써야 한다는 것.


이걸 안 하니, 더욱 나는 생각이 없어진다.


브런치에 글을 쓰기 전에는

다른 블로그에 책 서평용으로 글을 썼었다.

방치해 뒀던 블로그의 글을 보니, '내가 이런 생각을 했다고?' 깜짝 놀랐다.


확실히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다른 사람인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어떻게 서평을 쓸까라는 생각에 책을 진정으로 음미하지 못했지만,

그 과정에서 나는

맞춤법도 찾아보고,

책 구성도 살피고

내 삶에는 어떻게 적용되는지 자아비판도 했었다.


때로는 읽은 책을 아이들에게 소개해주며

짧은 비평을 나눠주기도 하고,


내 말을 들은 아이들은 내 비평에 대한  비평을 하기도 했었다.


책을 읽었더니

변하긴 변했었다.


단지 겉에 보이지 않았을 뿐.


다시 재개해야겠다.


이제는 글을 쓰기 위해 책을 뒤적인다.

글을 쓰고 싶은데, 그에 관련된 자료가  필요해졌다.


아무리 생성형 AI가 똑똑해졌다지만,

아직은 책을 읽어야 마음이 놓인다.


글을 발행하지 않는 나를 채찍질하는 브런치가 글을 써달라고 알람을 보냈다.

이제,

글을 쓰고 책을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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