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을 마주하는게 너무 힘들어 책을 읽지 않았다. 멍청한 금붕어처럼 살고 싶어서 말이다. 아무 생각도 근심도 없이 일을 하고 돈을 벌고, 나는 무언가를 해내고 있으니 괜찮다고 자위하며, 입으로는 허상된 말들을 뱉어내며, 의미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게 웃는 인생 말이다. 외로운건 싫으니까.
사실 가까워짐에 단내가 났다. 너무도 달아 불쾌하고 텁텁했다. 오늘 우리의 대화 내내 일그러진 웃음으로밖에 답할 수 없었던 이유가 너를 떠나고 싶은 것이였다면.. 너는 어떻게 생각할까. 나도 잘 모르겠다. 네가 나의 추함과 비열함을 알게 될까 두렵다. 멀리서 그저 나의 빛나는 모습만 기억하고 그리워하면 좋겠다.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렇지 못해 난 널 울며 비웃지 못하고 그래서 나는 마냥 조마조마하고 어쩔 줄을 모르겠다.
오늘 길을 걷다 이끌린 듯 책방에 들어가 다시 책을 읽기 시작했다. 다시금 그 책은 나를 아프게 했고 자꾸만 깊게 베이는 나를 마주했지만, 그냥 그렇게 나는 다시 돌아왔다. 나에게로.
자주 보고 정이 들어야 한다는 말이 있지만 쇼코의 경우에는 달랐다. 자신의 삶으로 절대 침입할 수 없는 사람.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먼 곳에 있는 사람이어야 쇼코는 그를 친구라 부를 수 있었다.
쇼코의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