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1.26
내게 어떠한 비늘 같은 것이 벗겨진 것인지, 시와 같이 아름다운 글을 읽는 즐거움이 사라져버렸다. 읽는 내내 예전의 모습이 떠올라서, 또 저자의 여유로움이 부러워서 조금은 슬퍼진 책이다. 비늘이 벗겨지고 만 가장 큰 원인은 타인에 대한 책임감에 있는 것 같다. 변화하는 나의 모습 때문에 지금 내가 가고자하는 길이 옳은 것일까 하는 답 없는 고민들이 뇌 안에 둥둥 떠다닌다. 이 책은 창 밖의 풍경같았다. 내가 바라보고 있지만 그 곳에 있지는 못하는, 그런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