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주간 우울에 시달렸다.
새삼스럽지도 않은 우울, 이번은 조금 많이 깊어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유를 살펴보았다.
여러가지를 찾았지만 그 중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지루함이다.
지루한 세상을 살아나가려면
나를 질질 끌고 가는 힘이 필요하다
그 힘은 다른말로 목표라고도 말할 수 있는데, 더 많은 지식, 더 많은 돈, 가족의 행복 뭐 그런 것들
그 힘에 내가 속을 수 있다면 가장 좋고
속지 못한다면 그럴듯한 포장지라도 있으면 더 좋다
하지만 그 힘은 내가 커갈수록 점점 더 교묘하게 점점 더 빠르게 사라져간다
즉
최근 나의 삶은
의미있다고 생각했던 것들에서 의미를 잃어갔다
또 다른 재미를 찾아야 한다는
즉 살아가야만 하는 이유를 찾는 것에 대한 강박증에 시달리다 지쳐서 아무것도 하고싶지 않아졌다
작년 -무의미한 것들의 축제-를 읽고 글을 썼을 때는
무의미하기에 더욱 즐거운 것이 인생이라고 썼었는데,
지금 느끼는 것은 무의미를 즐길 수 있으려면 먼저 나 자신, 개인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의 나는 자꾸만 나 자신을 비난하고 혐오했고
벽에 머리를 찧고 싶었고
누군가가 나를 살해할 것 같다는 망상에 시달렸다
그리고 나가서는 웃고 떠들었다
많이 아팠던 오늘의 나를 마치며...
인간에게는 누구나 보호벽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주변 사람들이다
세상에 한 사람이라도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걱정해줄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우습게도 끔찍한 순간에도 사람을 살아나갈 수 있도록 한다
우습다. 웃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