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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knownothing Jun 28. 2020

소소 행복 기록기 : 1-4주차

1 week

규칙 :

1. 하루 하루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기록한다.

2. 만일 행복했던 순간이 없는 하루였다면, 이를 기록하고, 그 날에는 나 자신에게 맛있는 음식이나 여행을 선물한다.


1주차


수요일 1:42

잠이 오지 않는 여름밤

내 발뒷꿈치에 머리를 기대고 누워 얼굴을 부벼대는 명이의 털 느낌


목요일 19:30

요가를 통해 신경쓰지 못했던 부위에 자극을 주는 것, 생소한 부위에 자극을 주고 다시 돌아오니 밀려오는 두통은 왜였을까?


금요일 (시간은 기억나지 않음)

물구나무 서기 연습을 하는데 두 발을 처음으로 놓아보았다! (1초도 안되는 시간이지만..)


토요일 (오후 세시 쯤)

오랜만에 먹은 요거트 아이스크림. 알갱이가 조금씩 져 있는 상큼하고 달콤한 맛... 정말 너무너무 행복했다!


일요일 (오후 3:52)

일어나 잠언 28장을 읽고, 동생과 함께 산책을 하고, 방청소를 깨끗이 한 후 침대에 앉아 카모메 식당을 보았다. 습기가 없는 여름날의 선풍기 바람을 즐기고. 카모메 식당은 29살까지 안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귀엽고.




2주차


월요일 (오후 8시30분 경)

비가 와서 몸이 결리는 느낌이 들어 수업을 그냥 빠질까.. 고민하다가 결국 힘을 내어 참석했다. 그리고 오늘 처음으로 곧게 펴고 앉은 내 무릎 위에 이마와 코를 기댈 수 있었다!! 게다가 (잠시 도와주시긴 했지만) 무릎을 접고 거꾸로 서는 물구나무서기를 10초 동안 유지했다!!


다리 위에 이마와 코를 기댄 순간은, 우리는 누구나 자기 자신에게 기대어 살아가는 날들이 있는데 이를 물리적으로 - 육체적으로 느끼는 듯해 감동적이었다. 나의 통통하고(?) 부드러운 허벅지 살 위에 온전히 나의 얼굴을 기댔다. 감싸안아주었다.


오늘 요가가 끝나고, 온 몸과 얼굴이 땀에 젖은 상태로 마무리를 하는데 요가가 끝난 후 맞이하게 되는 상쾌한 느낌과, 실컷 울어재낀 후 찾아오는 평안한 마음이 비슷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화요일

사실 오늘은 생각날 정도로 행복한 일이 있지는 않았다. 내일 맛있는거 뭘 먹지?


수요일 (오후 6시 30분 경)

오늘 내가 선택한 음식은 불닭볶음면 !! 건강을 위해 한달 동안 저염식 위주로만 먹고 있었기 때문에.. 몸에 안좋은 음식이 너무 먹고싶었다. 퇴근하고 오는 길에 CU에 들러서 불닭볶음면과 모짜렐라 치즈를 사는데 입가에 웃음이 절로 났다.. 후후. 맛은? 역시 상상이 더 맛있었다! 맛은 그냥 보통이었고 먹자마자 요플레로 입을 식혔다.


목요일

오랜만에 여유롭게 아이쇼핑 ㅎㅎ 신난다~

어제 모션을 끝내고, 일이 잘 안되는 날이어서 운동이나 하자 하고 운동을 했는데.. 요가,웨이트,유산소 총 3시간을 해버렸다 :)


토요일

리북집 불족발!!!!!

한남동에서부터 해방촌까지 걸었는데 새로운 길을 걷는 것이 생소하고 즐거웠다. 향이 다 떨어져서 이태원 포린마켓에서 향을 샀는데 특히 소나무향초의 향기가 정말 좋더라.. 잘 샀어 :)

+맥주 한 잔을 마셨는데 힘들었다. 예민한 나의 몸.


일요일 (지금은 새벽 2시)

아침 독서모임을 하며 요즘 몸이 좋아졌으니까 커피 한잔은 괜찮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카페인으로 인한 예민함과 우울함이 밀려왔다. 앞으로는 정말 커피 금지다.


독서모임이 끝나고 정류장으로 가는데, S가 전화가 와서 내 건너편 정류장에서 춤을 춰줬다. (뒤에 계신 할머니가 무서운 듯 쳐다보셨다.) 너무 헬쓱해졌다며 힘든 일이 있으면 연락하라고 말해줬다. 고마워.


카페인을 견디기가 힘들어서 헬스에 가서 유산소를 타고 있는데, 초딩친구인 C가 마카롱이랑 조각케익을 주고 갔다. 왠일이야 너가~ 다 컸네. 따듯한 마음도 고맙고, 또 너무 맛있었다!


중딩친구가 전화가 와서 목소리가 안좋다며 내가 무슨 일 있으면 모든 것을 다 걸고라도 지켜줄게라고 (매우 장난스럽게) 말했다.


그리고는 달 언니와 작업을 하며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 내가 너무 좋아하는 사람. 힐링 :)


오늘 조금은 다운된 날이었는데, 글을 적고나니 내 주변엔 정말 좋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감사합니다. 사랑해요 :)


https://www.youtube.com/watch?v=5T6L2txjIIs 

영혼과적, CHS




3주차


월요일 (오전 10시)

아침에 일어났는데 아빠가 감자를 안캐도 될 것 같다구 말해서 너무 행복했다. (초딩?)


화요일 (오후 5시)

오늘 잡은 화면들이 마음에 들었다. 브랜드가 추구하는 방향, 성격과 아주 잘 어울려서. 뿌듯.


수요일 (저녁 어느쯤)

나로 인해 O와 O의 아버지가 다시 이야기를 시작하게 되었다는, 아주 기쁜 소식.


목요일

몸이 너무 안좋았던 날, 오늘은 식단을 따로 챙기지 않고 먹고싶은 것은 다 먹었다. 그런데도 딱히 기분이 좋지 않았다. 몸에 좋지 않은 음식들을 먹기도 했고, 사회적인 이슈들로 복잡한 하루였기 때문이다. 한국은 가해자를 참 많이 동정하는 사회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내 자신이 깨끗하다고 생각하지 않기에 쉽게 비판하지 않는 편이지만, 그래도 요즘은 괴로워...


토요일

가족과 함께 낚시를 갔다. 낚시터의 숙소는 옥상을 쓸 수 있게 되어 있었는데, 옥상에 있는 테이블에서 저수지와 나무, 천천히 달려가는 차들을 지켜보면서 일을 했다. 동생은 내 앞에서 아이패드로 영화를 봤다. 소나무향 향을 피워 놓고, 아주 아주 천천히 즐겼던 오랜만의 여유...


일요일

낚시터에서의 잠자리가 불편해서 집에 오자마자 아주 길게 잠을 잤다. 너무 깊게 잠이 들어서 뭔가 다시 태어난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하루 동안 떨어져 있었던 명이를 아주 꼬옥 안고. 그르렁대는 털을 느끼며 나의 행복에 너가 참 크다고 고맙다고 이야기했다 :) 사랑해 명아!




월요일

저번주 목요일부터 몸이 안좋아서 생활 리듬이 깨졌었는데, 오늘은 건강한 밥도 먹고, 운동도 열심히 했다. 물도 많이 마시고, 스트레칭까지 하고 잠들 예정!!


화요일

오랜만에 풀 컨디션으로 운동을 했다. 2시간 동안 땀을 충분히 흘리고 스트레칭 룸에 들어갔는데.. 양말 앞쪽이 피로 젖어있었다. 하하.. 조금 까진 곳이 있었는데 너무 심하게 운동을 한 탓. 그래도 아주 개운했다!

+ 흠, 다시 브이로그를 찍어볼까 고민 고민...


수요일 오후 11시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고맙다고 이야기했다.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감사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에는 힘이 있다. 밉다고. 싫다고 이야기하는 것보다...

나는 많은 사람들을 사랑한다. 사랑하기에 벽이 없고, 사랑하기에 가끔 나 자신이 미워진다. 하지만 사랑은 힘이 있음을, 그 어떤 것보다 힘이 있음을 알아


금요일

아이들과 함께 떠난 숲으로 날 데리러 와준 H.


토요일

H와 차도 마시고 케이크도 마시고 파스타도 마시고... 느긋하고 헤어지기 싫었어.


일요일

사람이 사랑하면 안돼요 라는 노래를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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