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아끼는 것이 현명하다
나이 먹을수록 자신이 내뱉는 말을 조심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사람은 나이 먹을수록 다양한 경험을 하고 부딪히고 꺾이면서 자신의 뜻과 부합하는 것만을 취사선택하는 버릇이 들기 때문이다. 늙을수록 겁이 많아지는 것과 비슷한 이치이다.
그러한 버릇은 좁은 틀안에 자신을 가두게 되어 살아오며 경험해왔던 다양한 경우와 그에 대한 감각들을 오히려 퇴화시킨다.
시야가 점점 좁아지는데도 경험에 대한 기억을 가슴이 아닌 머리로만 유지한 채, 자신은 겪어 볼 일 다 겪어봤다는 식으로 사고하게 되며 점점 자신의 판단이 절대적이라고 무의식적으로 믿어버린다.
동시에 타인의 경험과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도 다 겪어봤어', '나도 그거 다 알어', 혹은 '나도 너랑 똑같은 겅험 해봤는데 너는 틀렸어' 따위의 사고를 가진다. 남의 행위에 대해 함부로 옳다 그르다를 판단한다.
그래서 나이 먹을수록, 매사에 우기는 버릇이 생긴다.
정말 위험한 것은 자신의 사고가 이미 좁아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상대방의 의사를 존중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고 했던가.
삶은, 나이가 많다고 다 옳은 것도 아니고 나이가 어리다고 다 틀린 것도 아니라는 것을 온 몸으로 깨닫고 말을 아낄 때 그 본연의 향기가 베어나오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2009년 어느 가을날의 메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