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일상여행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주명 Jul 19. 2015

하늘여행

2015년 7월 19일, 이용남 선생님 별세.



작년 11월 26일. 출판한 책도 드리고 안부인사도 드릴 겸 선생님을 오랜만에 만나뵈었다. 건강 문제 때문에 매일 2시간 씩 호수 공원을 산책한다고 하셨다. 그러나 굳이 그러실 필요 없어 보일 정도로 건강해보이셨다. 아마 조금도 노쇠하지 않은 생각과 말씀 덕분인 것이라 여겼다. 덕분에 이야기를 같이 나눈 나까지도 건강해진 느낌이었다.


올해 3월 15일은 선생님의 생신날이었다. 매년 그러진 못했지만 스승의 날이나 명절, 해가 바뀌는 등 안부를 여쭐 핑계가 생기는 날이면 전화 연락 드렸다. 전화 너머 들리는 선생님의 목소리로 건강하신지 판단하곤 했는데 이번 생신, 스승의 날 등에는 전화드리지 못했다. 내심 '나중에라도 연락해야지'라고 생각하면서도 이리저리 바쁘게 사느라 연락 드리지 못했다. 그냥 통화 버튼 한 번 누르면 되는건데, 왜 그걸 못했을까.



한참 선생님에 대한 생각을 못하고 지내다가 오늘 페이스북에 선생님의 계정으로 올라온 글을 봤다. 소천하셨다고 씌여있길래 설마 선생님께서 돌아가신건가 싶어서 몇 번을 다시 봤다. 연세가 많이 높으시긴하지만 건강해보이셨던 선생님이라 아직은 그러실 때가 아니라고 믿고 싶었던 것일까. 그러나 선생님은 오늘 떠나신게 맞다.


연락 한 번 하는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었을까. 한 번 더 찾아뵙는게 그렇게도 어려운 일이었을까. 언제나 돌아가시기 전에는 꼭 뵈어야 한다고, 혹시라도 병원에 계시다면 꼭 찾아가서 뵈어야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렇게 하지도 못했다. 그런 일들이, 그렇게 어려운 일이었을까. 그렇게 어려울 정도로 내가 어렵게 살고 있는걸까. 그냥 내가 되먹지 못한 놈인건가.


이런 못난놈들 가득한 세상을 떠나셨으니, 이제 부디 편하고 즐겁게 하늘여행하시길 기원합니다. 지구에 계실 때도 여행과 사진촬영을 좋아하셨던 선생님이셨으니 하늘에서도 끊임 없이 여행하실 거라고 믿어요. 선생님의 하늘여행을 응원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새삼스러운 삶, 새삶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