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주명 Feb 22. 2016

*분명한 사람이 좋다

용기가 필요해


분명한 사람이 좋다. 뻔히 보이는데 숨기거나 돌려 말하지 않는 사람. 이들은 다른 사람에게 착하게 대한다는 평을 듣지는 못한다. 심지어 상처가 되는 말들을 종종 쉽게 한다. 하지만 최소한 누군가를 오랜 시간 힘들게 하지 않는다. 헷갈리게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쩌면, 나부터가 분명하지 않은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분명하지 못한 것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결국 용기가 없어서다. 이런 성격은 주변 사람들에게 혼란을 준다. 혼란은 어려운 것이다. 또한 불편한 것이다. 수동적인 이 시대에는 특히 그렇다.


많은 사람들이 용기가 없다. 많은 사람들이 상대방에게 혼란을 준다. 그래서 사람 상대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들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용기를 강요할 수 없다. 자신에게도 어려운 것을 상대방에게 바라는 것은 욕심이다. 그런 욕심이 누구에게나 있다. 어려움을 끝내고 싶으니까.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분명해지고 싶으니까. 그게 편하니까.


아쉽게도 그렇게 편하게 되지 못한다. 인간관계는 쉬이 편할 수 없다. 애초에 편하게 만들어진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다만, 편해지고 싶은 욕심을 내려놓고 작동하기 어려운 용기를 내어보면 조금은 편해질지도 모른다.


용기를 내는 것과 내지 못하는 것은 물에 비유하자면 99도와 100도의 차이다. 수치상으로는 99도까지 계속 오르던 1도의 차이지만, 그 1도를 넘어서면 펄펄 끓기 시작하니까. 펄펄 끓을 정도의 열을 지닌 것은 그 자체로도 이전과는 달리 변한 것이면서 동시에 그것이 닿는 무언가를 반드시 변화시킨다. 99도에서 불을 끌 것인지 1도 더 높아질  때까지 불을 지필 것인지는 언제나 개인의 몫이다.


언제나 그 시점이 오기만을 바란다. 아직 난 그렇게 강한 화력을 가지고 있지 못하므로.


muine, vietnam. 2015 


매거진의 이전글 *일상의 작은 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