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피우는 게 익숙하던 너
화이트 샌듄 들어가자마자,
사륜바이크 타라고 꼬시고
굳이 가이드해주겠다며 같이 타고
나 사진 찍는다고 잠깐 기다리라니까
자연스럽게 담배를 피우고
너 몇 살이냐고 물어보니까
10살이라고 하고
하는 짓이 웃겨서 웃었더니
자신만 믿고 뒤에 타라 하고
싫다고 내가 운전할 거라고 했더니
못 내켜하며 뒤에 타고
뭐라고 뭐라고 계속 뒤에서
종알종알 거리는 모양이 웃기고
언덕 오르다가 모래에 바퀴가 헛도니까
자기가 도와주겠다며 능숙하게 바이크를 빼내고
그다음부터는 내가 뒤에 탔더니
가파른 모래 언덕을 자유자재로 오르내리고
마지막 즈음 가서는
잠시 세우더니 운전해준 돈 달라고 하고
내가 너희 보스한테 가서 말하겠다고 하니
보스는 팁을 조금밖에 안 준다며
손짓으로 애타게 표현하고
그래도 안 주겠다고 하니
울상이 되어가지곤 어쩔 줄 몰라하고
그 모습이 좀 안쓰러워서
10만 동(5천 원 정도)을 쥐어줬더니
또 금세 좋아하고
어른보다 바이크를 더 잘 몰아도
영락없는 어린아이 모습이고
덕분에 스릴도 느끼면서
즐겁게 화이트 샌듄을 둘러봤으니
돈이 아깝진 않고
바이크에서 내려 헤어질 때
인사하자고 했더니 시크하게 악수하고
뒤도 안 돌아보고
훅 가버리고
그 모습이 또 웃겨서 한참 웃다가
지프 타고 도로로 나와서
마을로 들어가는 길에
그 녀석 또래의 애들이 학교 마치고
삼삼오오 모여 집으로 가는 모습을 보고는,
얘, 너 학교는 다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