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실이 필요해2

(엄마 예술가의 생존기)

by 렙쿤

“지난 8년 동안 나는 도대체 어떤 삶을 살았던 거지?”

“내 작업은 어디쯤 멈춰 있었더라?”

마음 한켠 고이 접어놓았던 작업에 대한 열망이 조심스레 올라오기 시작했다.


경력 단절의 시간 동안 SNS나 유튜브에서

다른 예술가들이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을 기웃거리다가

“언젠가 나도 저렇게 작업할 날이 오겠지?” 하고, 방에서 아기를 안은 채 막연한 꿈을 꾸곤 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내가 늘 하던 일이었는데, 이제는 꿈처럼 느껴지는 게 참 아이러니했다.


‘육아가 좀 한가해지면, 회사 복직하듯 자연스럽게 다시 작업에 복귀하면 되는 거 아닌가?’

라고 생각해 보기도 했지만,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다.

어디서 오는지 모를 온갖 걱정들이 나를 붙잡았다.

’ 아이가 아직 너무 어린데, 내가 벌써 분리를 해도 될까?‘

‘당장 시작해도 수익은 없을 텐데, 작업실 임대료는 어떻게 하지?‘

‘육아만으로도 힘든데, 거기다 작업까지 더하면 내가 버틸 수 있을까?‘

그리고 결정타.

’ 사실 나 너무 힘들어서 좀 쉬고 싶어……….‘


결국 이런저런 고민으로 시간을 흘려보내기 일쑤였다.

사실 작업실을 보러 오기 전까지도 똑같은 고민들을 하고 있었다.

만약 이번에도 공간을 분리하지 않았다면,

지난 경험들처럼 또다시 작업은 흐지부지됐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모든 걱정의 결론은 늘 비슷했다.

“어차피 지금 당장은 어려울 거 같으니까… 나중에 하자.”

그래서 진짜로 중요한 사실을 놓치고 있었다.

“지금 아니면 나중에도 안 한다.”


온갖 걱정들이 피어올랐지만 머릿속 한쪽에 대충 밀어 넣은 채, 작업실 공간을 한 바퀴 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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