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TOUR :
지니어스로사이

잠깐 카메라를 내려놓다

by 삶랑자

국내에서 안도 타다오를 맞이하는 건 뮤지엄 산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가 된다. 섭지코지에는 안도 타다오의 건물이 두 개가 있었는데, 글라스 하우스와 지니어스 로사이가 그것이었다. 그중 지니어스 로사이에 대한 인상이 강하게 들어왔다. 나는 글라스 하우스를 관람 후 지니어스 로사이로 향한다. 지니어스 로사이는 현 유민 미술관으로 칭하며, 지니어스 로사이의 건축물을 감상하고 나면 지하의 유민 미술관에 도달할 수 있는 동선구조로 되어있다. 입장권을 발권 후 나는 매표소에서 나눠주는 음성 안내를 들으며 지니어스 로사이 안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갔다.


지니어스 로사이는 안도 타다오 그가 제주에 와서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입구에서 시작되는 유채꽃밭과 현무암질로 이루어진 돌들 그리고 그곳에 어우러져 있는 노출 콘크리트, 조금 더 걸어 들어가면 보이는 인공 폭포, 현무암질 벽 사이로 보이는 제주 유채꽃 밭과 성산 일출봉은 마치 안도 타다오가 '제주도'를 한데 모은 갤러리를 만들어놓은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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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안도 타다오의 감각에 감탄을 하며, 연신 셔터를 눌러대기 시작했다. 조금이라 더 더 좋은 사진을 얻기 위한 하나의 욕심이었을지도. 그러다 갑자기 카메라 배터리는 바닥이 나버린다.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라는 생각에 추가 배터리를 챙기지 않았었는데, 그 때문에 더 이상 촬영 진행이 불가능했다. 마음에 드는 사진을 찍지 못했다는 생각에 다소 허탈한 마음으로 길목에 서서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그 순간 내 귓가에 무언가 들려왔다. 벽과 벽 사이로 통과하는 바람과 폭포로 떨어지는 물소리였다. 무언가 느낀 나는 카메라를 가방 안에 넣고 벽 한 구석에 기대어 서서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러더니 바람과 물의 소리는 더 선명하게 들려왔다. 그리고 나는 생각했다. 높에 쌓아 올린 콘크리트와 현무암질 벽, 바람은 이 사이로 조금 더 강하게 흘러가겠지, 그랬다는 것은 안도는 이런 바람의 흐름마저 계산을 하며 설계를 했던 것은 아닐까? 하면서. 그러면서 나는 이 건축물에 대해서 조금 더 이해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때 조용히 공간과 소통을 하고 있었다. ▪︎




PHOTOGRAPHY BY LEBEN TRAVELER (삶랑자)

TEXT BY LEBEN TRAVELER (삶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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