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의 건축물
내가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은 2015년 초, 한참 학교에서 졸업작품전을 진행하던 중 한 건축물 포럼에서 알게된 곳 이었다. 가고 싶었으나 살던 곳과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잠깐 접어두었다가, 서울에 취직을 하게되고 일을 하기 시작하면서 다시 여기를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때부터 내 건축 사진의 방향이 완전히 바뀌게 되었는데, 커튼 월 방식의 현대 도시적이고 보기만 해도 위압감을 느끼는 빌딩들과는 달리 따뜻하고 밝은 느낌의 재료와 건축물이 가진 기하학적인 속성에 주목을 하기 시작했다. 사진도 블랙이 지배적인 톤을 이루는 흑백 사진이 아닌 밝고 채도가 높지만 그러면서도 과하게 느껴지지 않은 컬러 톤을 고수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과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며 '사람'을 빼지 않는 것이었다.
건축을 촬영하게 된 것은 별 다른건 없었다. 사진을 접하고 많은 분야의 사진을 접해왔지만, 건축물을 촬영할 때 나의 심리는 가장 편안했다. 삼각대를 짊어지면서 건축물을 천천히 바라보며 돌아다닌다. 그러다보면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축의 형상을 발견 하는데 그 때 나는 삼각대를 놓고 셔터를 누르기 시작한다. 복잡한 생각과 특별한 계기 없이 아주 자연스럽게 행해졌던 행위는 내가 계속해서 건축을 촬영하게끔 했다. 왜 그럴까, 그런 고민은 늘 하기 마련이다. 나는 내가 왜 건축사진을 찍게 되었는지, 찾아보기 위해 건축학적으로도 알고 싶어 문헌도 찾아보곤 했지만 아무리 해도 흥미가 가질 않고 이해가 가지도 않았다. 그렇게 고민하다 조금 다른 곳에서 답을 찾았었는데 바로 '나 자신'과 '사람'이었다.
당시엔 수많은 관계의 맺고 끊음에 생각을 많이 했던 시기이며. 또한 나 자신에 대해서 한참을 탐구하고 있었다. 많은 사람과 인연을 맺기 위해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노력을 했지만 생각보다 잘 안되던 시기, 기존에 있던 사람도 점점 멀어지기도 했던 시기, 그러면서도 전혀 생각치도 못했던 인연들이 나에게 찾아왔던 시기 그런 시기들이 중첩이 된 시기였는데, 그 속에서 끊임없이 이유를 찾아왔던 나는 결국 나 자신이 가진 본성에 집중했다. 다가가는 것에 서툴렀지만 다가와 머무는 사람에게 한없이 잘 품어주었던 나, 그리고 절대 빠르진 않지만 꾸준함과 한결같음을 유지했던 나, 그리고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던 나였다.
건축물은 움직이지 않는다. 잘 지어진 건축물은 수십년 길게는 수백년 동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리고 그 자리에 서서 그 거대한 몸집으로 그 곳에 머무는 사람들을 품어준다. 물론, 중간중간 보수도 하며 구조도 바꾸지만 그 자체를 허물지 않는 이상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건물이 가지는 속성과 나 자신이 많이 닮아 있음을 느낀다. 그리고 그렇게 되고 싶은 것 까지. 건축물을 촬영하면서 가장 마음이 편안했던 것은 마치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인연이 있듯 건축물과 나 자신을 이어주는 인연이 있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나는 찾아가기 시작했다. 건축과 닮기 위해 나는 건축을 더 많이 만나기로 한다. 그리고 이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이 첫 만남이었다.
PHOTOGRAPHY BY LEBEN TRAVELER (삶랑자)
TEXT BY LEBEN TRAVELER (삶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