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몰랐던 보석같은 이곳
마지막 거점지인 슈투트가르트의 숙소를 구하지 못했다. 마지막에는 호스텔이 아닌 에어비엔비에서 머물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땅한 곳이 슈투트가르트 없었다. 있다고 해도 인근의 소도시이거나 아주 외딴곳에 있었다. 나는 슈투트가르트 말고도 바덴 바덴에도 갈 예정이 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되면 동선이 좀 많이 꼬이게 되었다. 그래서 여행 중반까지 결정을 하지 못하다가. 결국 슈투트가르트와 바덴 바덴의 중간 지점에서 추가 거점을 마련하기로 한다. 장소는 슈투트가르트와 바덴 바덴의 중간 환승 지역인 카를스루에, 하지만 그곳에도 마땅한 곳이 없었는데 어느 순간 한 지역이 내 눈에 들어온다. '카를스루에 근처'라고 적힌 곳은 내가 모르는 도시였다. 하지만 호스트가 올린 마을과 인근 호수의 사진을 보고 내 마음에 쏙 들기 시작했고, 가격도 무척이나 저렴했다. 나는 호스트에게 연락해서 이곳을 바로 예약하기로 한다.
슈투트가르트에서 출발을 했지만, 나는 열차를 잘 못 고른 덕택에 총 4번의 기가 막힌 환승을 통해 나는 그 도시에 도착하게 된다. 느릿느릿한 카를스루에 S반 노선을 타고 참 구석구석 여러 곳에 거쳐 간 듯하다. 사실 환승 한 번이면 가는데 말이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도시의 이름은 바로 바인가르텐(Weingarten), 처음 들어보는 데다 인터넷상의 정보도 거의 없는 도시였다. 몇 가지 찾아본 결과, 인구 만 명이 채 되지 않는 이곳은 독일어로 와인의 정원이라는 뜻을 지닌 도시이다. 관광지가 아닌 터라 흔한 호텔도 거의 없는 농업 도시였다. 이곳은 이름처럼 독일 내에서 유명한 와인 산지라고 한다.
하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긴 했다. 독일의 중소도시에서는 각 도시별로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다른 독특한 모습을 보이지만, 이번 바인가르텐은 확실히 달랐다. 4층 이상의 높이의 건물은 거의 없어 작고 아기자기하며 비슷하지만 다른 건물들의 모습들, 그리고 파스텔톤의 다양한 색을 가졌지만 서로가 서로의 색을 절대 해치지 않는 통일성 있는 컬러 배치에 감탄하게 되었다. 여기는 누군가 혼자 도시 계획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절제되어 있으며 미니멀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마을이었다. 마치 나는 이곳에 들어온 순간 미니어처 장난감 마을에 온 듯했으며, 아니면 지금 나는 한 폭의 그림 속을 여행하고 있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독일에 오면서 그 누구도 가지 않은 곳을 가보고 싶었다. 가이드북과 인터넷으로 한번 다져준 길이 아닌 내가 찾은 나만의 여행지를 한번 찾아보는 것이 이번 여행의 목표였다. 어쩌면 나는 슈투트가르트 적당한 숙소를 찾았다면 나는 내 바램을 결국 뒤로한 채 한국으로 귀국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머물게 된 이 도시는 독일이라는 나라가 나에게 준 하나의 선물이 아니었을까? ▪︎
PHOTOGRAPHY BY LEBEN TRAVELER (삶랑자)
TEXT BY LEBEN TRAVELER (삶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