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in Germany : 힐데스하임

삶랑자(Leben Traveler), 이름을 짓다

by 삶랑자


힐데스하임 마르크트 광장을 구경하고 근처 커피숍에 잠깐 자리잡는다. 독일에서 맛 들려버린 라떼 마끼야또를 시키고, 나는 그렇게 크지 않은 시가지의 풍경을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다. 처음부터 느껴왔던 것이지만 독일인들은 참 개를 많이 키운다. 우리나라에서는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는 대형견들도 아무렇지도 않게 키우고 있다. 내 옆자리에도 커다란 골든 리트리버와 한 노인이 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다. 노인은 달콤한 케이크를 먹고 있지만 먹고싶다며 말썽을 일으키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는 걸보면 훈련은 꽤 잘 시켜놓은 모양이다.


내일이면 베를린으로 향한다. 베를린을 지나면 이번 여정에 딱 절반을 온 셈이 된다. 이제 중반이지만 참 여러 사람과 장소를 거쳐갔다. 뭐랄까, 여행 중에는 짐을 풀게 된다면 필연적으로 짐을 싸게 되는 날이 온다. 독일에서도 여러번 반복해왔다. 그걸 생각하니 갑자기 이곳 저곳 정착하지 못해 떠돌던 내 모습 떠올렸다. 당시에 나는 왜 나는 어디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할까 하는 큰 고민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늘 그래왔던 나 자신이 결국 내 선택에 의해 그랬던 걸 깨닫는다. 정착하지 못할까가 아니라 안해왔던 것이다. 그것은 내가 가진 하나의 독립적 성향이었던 것이다. 이그걸 받아들인 것은 꽤나 최근의 일이었다. 그리고 왠지 이 여행, 지금 내가 살아온 삶과 크게 닮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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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니 블로그에 글을 3년이 훨씬 넘도록 글을 써 왔지만 닉네임 하나를 제대로 정하지 않고 있었다. 원래 닉네임 짓는게 참 서툴긴 했는데, 지금 갑자기 생각이 난다. '삶랑자' 이걸로 하기로 한다. 핸드폰을 꺼내 프로필에서 내 닉네임을 바꾸고, 내친김에 SNS상의 이름도 바꾼다. 이건 Leben Traveler로.


'삶랑자' 라는 것은 인생을 이리저리 유랑하듯 다닌다는 것이다. '삶'과 '방랑자'를 합친 말이다. 영문 이름은 독일어로 삶을 나타내는 Leben과 여행자를 뜻하는 영어 Traveler. 완전히 독일어로 선정할까도 했지만 Leben Traveler의 어감이 더 좋어 선정하게 된다. 그리고 어떤 나라 언어에 구애 받지 않는 단어 선택인 것 같기도 하고..... 이리저리 유랑을 하고 다니는 내 모습 나는 그 모습을 받아들이고 내 삶을 하나의 여행으로 생각하며 다니기로 결심한다. 이곳 저곳 많은 사람과 장소에 나의 흔적을 뭍이고 다니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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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자리 노인이 일어나면서 같이 있던 개도 같이 일어선다. 그러다 그 개는 나한테로 와 내 냄새를 한번 맡아보고 돌아선다. 그 개는 나에게서 무슨 냄새를 맡았을지 궁금한 하루였다.


PHOTOGRAPHY BY LEBEN TRAVELER (삶랑자)

TEXT BY LEBEN TRAVELER (삶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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