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프루스트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어요

2026년 2월 3일 화요일의 세탁소

by 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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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탁소™


2026.2.3. 화요일 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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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 차 --------------

오 늘 의 편 지

자 기 전 프 루 스 트

섬 유 유 연 제 킁 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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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편지


안녕하세요 여러분! 2월입니다. 눈이 쌓여서 녹지 않고 있습니다. 그 나름대로 아름답기는 하지만, 저는 어서 초록이 보고 싶습니다. 야속하게도 아직은 보일러를 틀어놓아야만 깊게 잘 수가 있는 밤입니다.


저는 화요일과 목요일의 심야에 찾아옵니다. 어떤 밤에는 키보드 두들기는 소리가 끊이질 않도록 다정한 말을 쓸 수가 있지만, 또 어느 밤에는 그렇지 못하기도 합니다. 사고가 뚝 뚝 끊기고 눈꺼풀이 유독 무거운 오늘 같은 밤도 있는 법이지요. 그렇다면 화목 세탁소 영업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오늘은 여러분과 함께 책을 읽어볼까 합니다. 사장이 요즘 자기 전 읽고 있는 책인데요.

알랭 드 보통이 지은, "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입니다. 연필을 쥐고 있지 않으면 손가락이 근질거릴 정도로 밑줄 긋고 싶은 문장이 많은 책입니다. 지난밤에 그은 밑줄 위 텍스트를 다시 한번 살펴볼까 합니다. 이곳에 옮겨 적을 테니, 주무시기 전에 같이 한 번 읽어보면 좋겠습니다.








같 이 읽 어 요

알랭 드 보통, "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




우리가 죽음의 위협을 받게 된다면, 삶은 갑자기 놀라운 것으로 보이게 될 것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그것–우리의 삶–이 얼마나 많은 계획, 여행, 연애, 연구거리를 보지 못하게 하는지 생각해 보십시오. 미래에 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이러한 일들을 끝없이 미루는 우리의 게으름은 이것들을 숨깁니다.

(중략)

대재난이 일어난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테지요. 왜냐하면 다시 정상적인 삶의 심정으로 돌아가게 될 테니까요. 거기서는 무관심이 소망을 죽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오늘 삶을 사랑하기 위해 대재난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우리가 인간이고, 죽음이 오늘 저녁 찾아올지도 모른다는 것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테니까요.


↳ Re: "대재난으로 세상이 종말 할 것을 알게 된다면, 우리와 세상은 어떻게 될까요?"라는 신문사의 질문에 대한 프루스트의 대답이라고 합니다. 다른 이들은 암울한 상상을 했지만, 프루스트는 오히려 대재난이라는 상황이 우리에게 줄 깨달음을 고려했습니다. 낭만적이지 않나요!




종말이 임박했다는 것이 발표되면 그것은 틀림없이 누구의 마음속에서든지 가장 큰 관심사가 될 것이다. 하지만, 프루스트의 이 지침서는 개인 또는 지구의 멸망이 가까워지기 전에도 이 주제가 우리를 조금은 사로잡을 수 있다는, 따라서 마지막으로 골프 게임을 하고 기절할 시간이 오기 전에도 우리가 우리 삶에서 최우선시되는 것들을 조정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다.


↳ Re: 죽음을 생각하면 비로소 현실을 살게 됩니다. 우리 삶 속 최우선 과제를 떠올리게 되기 때문이지요.




"사랑하는 사람의 특징을 여주인공에게 부여하지 않고서는 소설을 읽을 수 없다"

(중략) 프루스트가 다음과 같이 주장하는 것은 우리 자신의 삶과 우리가 읽는 소설 사이의 이런 친밀한 교감 때문일 것이다.


소설의 가치는 우리 자신의 삶에서 볼 수 있는 것들과 비슷한 정서와 사람들을 표현하는 것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것의 가치는 그것들을 우리가 묘사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빼어나게 묘사할 수 있는 능력, 즉 우리가 명확히 서술할 수는 없었으나 우리 자신의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던 느낌들을 지적해 주는 능력에도 있다.


우리가 조용하다고 생각했던 방에 라디오를 들고 들어온 후에, 조용함이란 오직 특정한 주파수에만 존재하는 것이며, 사실은 처음부터 이 방에 우크라이나의 방송국이나 소형 콜택시 회사의 야간통신에서 나오는 소리의 물결들이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과 같을 것이다.


↳ Re: 글을 읽는 이유는, 우리가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거나 생각을 했어도 언어로 표현하지 못하는 지점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문장을 만나기 위함이 아닐까요. 일단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자주 놓치고 사는 것들을 '라디오 주파수'로 비유하는 알랭 드 보통..




작가란 위대한 예술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사물들에 열정을 가지는 사람이다.


"너무 빨리 하지 마세요"는 아마 프루스트주의적 슬로건일 것이다. 그리고 너무 빨리 하지 않으면 생기는 이점은, 그러는 도중에 세상이 더 재미있어진다는 것이다.


↳ Re: 프루스트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때, 정말 시시콜콜한 것들까지도 다 본인에게 이야기해주길 요구했대요. 그날의 날씨는 어땠고, 어떤 길을 걷고 있었는지, 무슨 냄새가 났는지와 같은 정보까지도요. 너무 빠르게 흘러가는 정보와 문장과 시간이 아깝게 느껴졌나 봅니다. 문상훈 씨가 어디서 그런 말을 했었습니다. 본인이 생각하는 사랑은, 정말 시시콜콜한 것들까지도 상대에게 이야기해주고 싶은 마음이라고요.




"슬플 때는 따뜻한 자신의 침대에 누워 모든 노력과 투쟁을 멈추고, 심지어 담요 아래 머리를 묻고서 가을바람 속의 나뭇가지들처럼 슬픔에 완전히 항복하는 것이 좋을지도 모른다."


프루스트의 견해에 따르면, 우리는 문제가 있기 전까지는, 즉 우리가 고통에 빠지고 우리가 희망했던 대로 일이 일어나지 않을 때까지는 아무것도 제대로 배울 수 없다. (중략) 프루스트가 제시하는 것은 고통스러울 때만 철저한 탐구심이 생길 거라는 것이다. 우리는 앓는다. 고로 생각한다.


"행복은 몸에 좋다. 그러나 정신의 힘을 길러주는 것은 고뇌다."


↳ Re: 앓는다. 고로 생각한다. 고뇌가 있는 삶은 배움이 있는 삶입니다. 고뇌야, 땡큐!





↳ Re: 앓는다. 고로 생각한다. 고뇌가 있는 삶은 배움이 있는 삶입니다. 고뇌야, 땡큐!







잠들기 전 킁킁, 오늘의 헹굼제

정글은 맑은 뒤 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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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아주 어릴 때에, 심야를 알리는 것은 TV에서 "정글은 맑은 뒤 흐림"이라는 애니메이션이 틀어질 때였습니다. 정확히 어떤 내용의 만화였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데요, 어린이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장면이나 뉘앙스가 여럿 있었던 것도 같습니다. 심야에 편성되었던 이유가 있었겠지요?


오랜만에 "정글은 맑은 뒤 흐림"의 주제곡을 들으니, 반사적으로 잠이 쏟아집니다. 박혜경 님이 부른 "카누를 타고 파라다이스에 갈 때"라는 제목의 노래였네요. 저와 비슷한 나이대의 분들은 공감하실 것도 같아서, 자기 전 들어볼 노래로 추천합니다!






열한 번째 화목 세탁소

영업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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