얕았던 우정에게

오해한 사이의 사람에게 쓰고 부치지 않은 편지

by 상구

매일같이 걷는 거리에서 오늘은 벤치 하나를 보았습니다.

그 모습이 낯설고 뜬금 없었습니다.

항상 같은 자리에 있었다면 한 번쯤은 눈길이 갔을텐데요.

긴 의자와 나는 오늘 초면이었고, 그래서 나는 또 생각했습니다.

‘어쩌면 난 너에 대해서 정말 아무것도 몰랐을 수 있겠구나’.

사람은 보고 싶은 것만 본다죠.

근데 보고 싶은 것조차도 과연 다 볼 수나 있을까요?

널 다 알고 있다던, 온전히 느끼고 있다던 때의 나를 나는 싫어합니다.

그렇게 친다면 스스로가 싫지 않은 적이 없는 삶이겠지만.

앞으로도 싫어하지 않을 자신이 없고.

그치만 너도 나의 오인, 오독, 오해를 방치했습니다.

과연 나를 속속들이 알았나요? 그럴테지-하기라도 했나요?

이왕이면 같이 어리석었다고 믿고 싶은데요. 그럼 우리의 죄목은 같을거고요

이따금씩 마주치는 ‘벤치’같은 것들에 감사해야겠습니다.

너는 아마 내가 아무래도 상관 없을 테지만요.


뜬금없는 사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