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 아스팔트 위, 언제 떨어져 너부러져있는지모르는
수분기 하나 없는 플라타너스 잎들이
뭉쳐 서걱서걱 소리를 낸다.
사람들은 저마다 고개를 움츠리고
서둘러 겨울 채비를 한다.
을씨년스러운 계절,
내가 서글프다고 말하는 계절
겨울이다.
내 가슴엔 큰 홀이 점점 커져
내가 소멸될 것만 같은,
매워도 매워지지 않는 그런 기분의 계절이다.
이런 때엔,
기분전환으로는 사랑이 최고지.
따뜻한 방 한구석,
엄마가 구워준 고구마.
뜨거워서 어쩔 줄 몰라 하면
휴지를 돌돌 말아
노란 속살만 먹게 해 주던 엄마의 사랑.
추운 밤,
얼큰하게 취한 아빠가
우리를 깨우며 가슴 팍 꺼내던 깜장 봉지 속,
바삭함은 사라지고 눅눅해진
붕어빵 다섯 마리.
품에 안고 데워온 아빠의 사랑.
그 추억들을 꺼내어
가슴의 홀을 메우고, 매워본다.
벅차다.
오늘도 그렇게 살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