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이 만들어 준 비즈니스
매 순간순간이 값진 경험이고 그것은 오롯이 자산으로 남는다.
사업을 하면서 첫 매출이 사무실을 중계해준 부동산의 명함을 만들고 받은 만 4천 원 이였다. 명함 하나에 한 달간 부동산을 몇 번을 오가며 만들어준 기억이 있다. 너무 즐거웠다. 돈의 액수와 상관없이 마냥 즐거워서 뛰어다녔다. 당장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서 돈을 벌기에 좋은 일이었다. 평촌의 한 오피스텔에서 혼자 사무실을 꾸미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소소한 일들을 하기 시작했다. 조금씩 고객들이 늘어나고 일도 많아지면서 바쁘게 보냈지만 난 일을 꾸미길 좋아했다. 말도 안 되는 기획서를 써서 될 것만 같은 표정을 지으며 사람들에게 보여주곤 했다. 지금 그 기획서들을 보면 기가 찬다.
그때 난 기획서를 잘 쓰는 법을 배웠다.
2011년 마지막 날에 생각을 환기시키려고 서점을 갔다. 어느 잡지를 들춰보다 '디지털 퍼블리싱'에 대한 기사를 보며 온몸이 찌릿했다. 그 잡지를 사들고 오피스텔로 달려와서는 한 달을 혼자 "DPS"에 대해 공부하며 영업에 쓸 시안을 만들기 시작했다. 기아자동차, SM엔터테인먼트. GM대우 등 이 아이템이 쓰일 수 있는 데는 모두 검색해서 전화하고 메일을 보내고 찾아갔다. 단순히 외주 일을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여 정부과제에 지원도 했다. 당연히 안됐다. '맨땅에 헤딩'이 얼마나 무모하고 머리 아픈 일인지 몸소 경험했다.
그때 난 영업을 배웠다.
인쇄물을 하다 디지털로 넘어온 순간, 나에게 보이는 것들이 달라지고 생각이 확장되기 시작했다. 만나는 사람도 달라진다. 그래서 다른 기회들이 찾아오게 된다. 학교 동기 두 명이 운영하는 인터랙티브 미디어 회사와 연결고리들이 생겼고 몇 번의 만남 후 결국 회사를 합치기로 했다. 경험 없는 청년들이 모여 회사를 운영하는 일은 정말 쉽지 않다. 4개월을 머리 맞대고 앉아 회의를 했다. '우린 무엇을 할 것인가', '우린 무엇을 좋아하는가', '우린 왜 모였는가'. 공통된 문제 해결 의식에서 비롯되지 않은 회사의 설립은 우리로 하여금 목적지를 잃고 방황하게 했다. 많은 물음을 던지고 서로 이야기했다. 또한 많은 시도들을 하며 시행착오를 겪었다. 결국 우리는 목표를 정했다. 그 순간부터 우린 빨랐고 호흡도 좋았다.
그때 난 커뮤니케이션을 배웠다.
지금 나는 평촌의 작은 스튜디오가 아니라 서울 중심가에 위치한 꽤나 근사한 사무실에 앉아 있다. 그리고 내 무대는 좀 더 커져 해외 시장에 대한 가능성과 기회들에 마주하고 있다. 성공했냐고? 그렇지 않다. 그때나 지금이나 힘겨운 순간들의 연속이다. 가만있지를 않아서 그렇다. 가만있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계속 움직인다. 계속 생각한다. 18시간 일하고 6시간 일하는 꿈을 꾼다.
나는 늘 새로운 도전이 즐겁다. 매출이 수백억이 되든, 수천억이 되든 그것과 상관없이 나를 움직이는 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목표의식일 것이다. 그리고 문제 해결의 과정에서 얻는 행복이다. 나로 인해 어떤 문제들이 해결되고 그것을 사람들이 누리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는 것. 얼마나 근사한 일인가.
사람은 평생 딱 한번 '성공 혹은 실패'를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바로 죽기 전이다. 자신만이 할 수 있다. 삶의 과정에서 우리가 겪는 모든 성과는 성공도 실패도 아니다. 단지 경험이다. 그리고 경험은 오롯이 쌓인다.
중요한 것은 그 경험을 이용하는 일이다. 살면서 내가 경험한 것들을 '얼마나 적재적소에 녹여내는가'는 나의 현재를 말해줄 것이고 '늘 새로운 경험을 준비하고 있는가'는 나의 미래를 말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