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움미술관 옆 Parc

서른즈음의 청춘을 아름답게 보내는 방법

by 르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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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움은 4년째 일터인 관계로 자주 방문하게 된다. 전시 기획 때부터 드나드는 터라 사실 전시의 작품은 미리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전시는 개관 10주년 기념전 답게 많은 작품이 전시되고 공간도 새롭게 바뀐 부분이 많다. 일 외적으로 두 번 정도 전체 전시를 봤지만 볼 때마다 새롭고 재미있기도 하다. 그 이유는 모르는 게 많아서이고 알아가는 재미가 있어서 인듯하다.

한국에서 책에나 나올법한 전 세계 명화들을 한 곳에서 감상할 수 있는 곳이 얼마나 될까. 분명 눈이 즐거운 곳이긴 하다. 이곳저곳의 미술관들과 작업을 많이 해봤지만 유독 리움은 전시디자인에서 매우 세 삼한 곳까지 신경을 많이 쓴다. 간혹 작품은 좋은데 전시에서 디테일한 부분들이 아쉬워 눈살을 찌푸린 적이 많아서-예산의 문제를 감안하더라도-이런 부분도 관람에 꽤 영향을 많이 끼치는 편이다.

리움에서 좋은 작품을 이야기하자면 끝도 없겠으나 이번 전시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것 한 가지만 꼽자면, 블랙박스에 전시된 <데모 스테이션 No. 5>라는 작품이다.

2143AF3F54201BE1232083 데모 스테이션 No.5/리크릿 티라바닛(1961~ )


리움에서 선보이는 <데모 스테이션 No.5>는 프리드리히 키슬러(Friedrich Kiesler)가 제작한 근대 극장의 원형 <공간 무대>(1924)를 현대적 방식으로 재편성한 작품이다. 티라바닛은 나선형의 램프와 원형무대의 구조로 이루어진 키슬러의 ‘공간 무대’ 형태를 빌려와 미술관에 다시 설치하고, 이곳에서 관람객들이 자유롭게 공연을 감상하고, 다양한 형태의 만남과 교류를 나누거나 쉬어갈 수 있는 일종의 개방된 정거장으로 탈바꿈시켰다. -리움 홈페이지 발췌


엄숙한 미술관에서 공연을 한다. 개인적으로 고정관념을 깨고 틀에서 벗어난 시도들이 가장 즐겁게 다가온다. 그동안 미술관 자체에서의 공연과 다양한 문화행사는 많이 봐 왔지만 작가의 작품이 그것을 위한 플랫폼이 되는 것은 처음 접한 듯하다. 앞으로는 관람객이 미술관에 얼마나 참여하고 있는가는 매우 중요해질 것이라 변화해가는 미술관의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다.



리움에 오면 가장 자주 가는 식당. <Parc>. 요즘 모던 한식당들이 많아지고 있어 개인적으로 자주 가는 곳 3군데를 꼽는데 그중 하나이다. 약간은 좁은 듯한 내부지만 그리 시끌벅적하진 않아 좋다. 맛은 메뉴에 따라 조금 편차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맛. 음.. 사실 맛있지만 굳이 이 부분을 담담하게 쓰는 이유는 근처에 위치한 비채나에서 '맛있다'를 100번은 외치며 먹은 후로 Parc는 담담히 맛있는 집이 되었다. 예전 생선구이가 맛있었던 기억이 있는데 이날 먹은 손두부 메뉴도 추천할 만하다. 메뉴가 자주 바뀌는 듯. 첫 만남을 축하하기 위해 대낮부터 하우스 와인을 시켰는데 운 좋게도 바로 오픈해 매우 가득 따라주었다. 기분 좋다. 이런 거에 감동 받음. 전시 관람 후 허기진 배를 달랠 때, 피자는 느끼하고, 비채나에서 쓸 돈을 합리화할 자신이 없을 때, 딱 이곳, Parc

휴일 오전 미술관을 찾고 맛있는 식사를 하고 나니 서른 즈음의 청춘을 아름답게 보내고 있는듯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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