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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dy R Sep 19. 2017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증오, 불행 그리고 행복

어떤 대상이나 누군가를 증오하는 감정을 갖고 살아간다는 것은 유한하고 제한적인 삶에 있어서 매우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어떤 이도 그런 마음을 스스로 원해서 얻게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분명 누군가로 인해서 받게 되었거나 어떤 계기로 인해 우연히 품게 되었을 것이다. 선천적이고 계획적인 증오심이란 것은 불가능하다.


누구나 증오를 품고 고통스럽게 살아가기를 원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이 걷잡을 수 없는 파멸을 부르기도 하고 삶이 피폐해지는 일인 줄 알고 있지만 그 끈을 쉽게 놓지 못하고 사는 이유는 어쩌면 인간은 이성적인 사고를 하는 존재임과 동시에 비이성적인 사고를 하는 이율배반적인 존재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누구나 살면서 증오심과 분노, 그리고 미움 같은 불행한 감정들이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내 의지와 상관없이 점점 희미하고 흐릿하게 변해가는 것을 한 번쯤은 느껴봤을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정신이던 육체이던지 과거에 머물며 살아가지 못하는 이유이며 현재만을 살아가는 존재라는 증거이다. 또 인간이 미래에 다가올 불안감을 느끼며 살아가기에도 부족한 감정의 그릇을 갖고 살아가는 존재임을 증명하는 것이 아닐까?


혹시 때론 죽을 때까지 잊어버리지 않고 차마 버리지 못해 붙잡고 살아가는 증오와 감정이 누군가에게 있을지도 모르겠다. 매일매일 지옥 속에 던져진 것 같은 감정을 곱씹으며 오랜 시간을 끈질기게 버티며 살아왔다는 얘기겠지... 그게 누구이든 얼마나 처참하고 고통스러운 삶을 살고 있을지 나로서는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


하지만 인간의 삶은 늘 통제할 수 없는 변수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불행을 감싸 안고 사는 삶이 어떠한 일인지 알고 싶지 않다고 해도 다가올 미래와 운명을 피하지 못하고 결국 맞닥 뜨리게 되어있다. 어느 정도 미리 예상하고 있던 그렇지 않던 말이다.


아마 나는 불행을 떨쳐버리기 위해 영원히 발버둥 치는 삶을 되풀이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대부분의 인생을 낭비하며 살아갈지도 모른다. 그래도 그 발버둥을 쉽게 멈추거나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인생은 불행과 행복이 반복되는 불규칙한 리듬이며 일정한 패턴이다. 그렇기 때문에 불행이 지나가면 반드시 행복이 오는 것은 아니지만 살다 보면 언젠가는 행복도 반드시 찾아온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믿는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나는 커다랗고 불확실한 행복은 필요 없다. 항상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원한다. 증오하는 마음 따위 이제는 너무 귀찮다. 하루라도 더 좋은 기분으로 살아가길 매일 원한다. 그래서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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